새로운 방향의 시각을 알려주는 책
rasin 2019/01/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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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장수 문순득 표류기
- 이퐁
- 11,700원 (10%↓
650) - 2018-11-25
: 492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생에게 역사를 가르치게 되었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는 단원별로 한 차시씩 우리 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교류에 대해 배우는 내용이 있다. 이 차시에 등장하는 교과서 속 나라들은 중국, 일본, 그리고 만주 지역의 몇몇 부족들이다. 남북국 시대와 고려 시대에 중앙아시아의 몇 나라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한두 줄 정도의 문장으로 넘어갈 뿐 그 나라들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 보게 하지는 않는다.
그 차시를 가르칠 때,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은 "선생님, ~~나라와는 교류가 있었나요?"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뚜렷이 대답하지 못하고, "아마 그렇지 않을까?"하고 답하고 수업을 지속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조금씩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졌던 의문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이 평점한 상민이라는 점이다.
초등학교 역사는 중요한 사건과 사실만을 짚고 지나가기 때문에 주로 지배층 위주로 교과서 내용이 진행되며, 피지배층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또 도읍지에서 일어나는 일 위주로 내용이 진행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피지배층, 그것도 지방에 사는 어부이다. 초등학교 역사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옛날에도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생활을 하며 살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주인공은 학생들에게 소개하기에 적절하게 느껴졌다.
또 이런 평범한 주인공이 뜻밖의 사건으로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 표류하게 되었을 때, 긍정적이고 열린 자세로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유튜브나 포털사이트 검색을 하면 필요 이상의 정보가 쏟아져나오는 지금, 오히려 학생들은 주어지는 많은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는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학생들에게 항상 주변을 관찰하고 자신에게 좋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약전이라는 인물이 짧게나마 소개된다는 점도 좋았다. 정약용의 형제인 정약전은 나에게도 생소한 인물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 알게 된 듯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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