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둥,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둥, 핑계를 대며 학생들에게는 독서를 별로 권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다행히 너무나도 좋은 동학년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분들은 국어 시간에 함께 책을 읽는 것을 몇 년간 꾸준히 해 온 분들이어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되었다.
내 걱정과는 달리, 생각보다 반응은 좋았다. 내가 준비한 활동들도 유의미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내가 꿈꿨던 ‘책을 많이 읽는 교실’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제시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미리 공부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관련 도서의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어 참가하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국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재구성하는 예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국어 시간에 책을 읽으려고 할 때, 주어진 시간 안에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가장 걱정이 된다. 이 책에서는 “하나의 성취기준을 10시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10개의 성취기준을 100시간 동안 운용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성취기준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설명해 주어, 국어 수업 한 시간 한 시간을 분절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1년의 국어 수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둘째,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선생님들은, 좋은 아동문학 작품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을 주저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각 학년군에 맞는 좋은 문학 작품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 선생님들이 학급의 실정에 맞게 책을 고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작가를 많이 소개하고 있으며 창작동화뿐만 아니라 옛이야기나 동시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 될 수 있겠다.
셋째, 학생의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발문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교사가 발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사고 과정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문학 작품의 여러 부분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발문을 제공하여 교사들이 문학 작품 읽기 수업을 하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다만 이 책에서는 주로 교사와 학생 간의 발문을 위주로 전개한 수업을 제시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 책을 읽은 후 일어나는 반응에 대해서는 아직 궁금증이 남는다. 이 부분은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적용한 수업을 직접 해 보며 해결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