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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바람벽이있어님의 서재
마르지않는 샘, 피.
흰바람벽이있어  2003/03/27 23:26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왜냐하면 누구나 숨쉬고 있는한 일정한 양의 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누가 더 맑고 순탄하게 피가 도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허삼관에게도 피가 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누리려고 한다. 그는 피를 통해 통과의례 치르고 대소사를 꾸려나간다. 허삼관의 나무에는 바람 잘 날이 없고, 그의 수액(피)은 거친 바람이든, 부드러운 바람이든 기꺼이 맞아 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도 허삼관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데, 너무 그들의 지친 어깨를 오래동안 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처럼 피를 팔진 않았지만, 거의 비슷한 크기로 애간장을 녹이며 가정을 꾸려나갔을 것이다. 진정 행복이란 무엇인가, 평등이란 무엇인가. 그 잣대는 아주 작은 곳에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저 아무런 댓가없이 숨쉬며,조용히 흐르는 피처럼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잊고있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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