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박한 그릇 안에 담긴 이야기 보따리
흰바람벽이있어 2003/03/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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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중단편집에서는 갯마을 냄새가 난다. 어머니의 품 안 같은 포근한 파도 소리가 아니라, 다된 밥에 재뿌리는 폭풍우, 어찌할 수 없는 신경질에 숨한번 크게 못 쉬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바닷가 못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요즘 하도 잘 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들의 투박함이 무식해 보이거나 깝깝스럽지 않다. 하루 날이라도 잡아 그네들의 거친 손에 막걸리 한잔을 부어주고 싶은 애정이 생긴다.
한승원의 작품을 읽으면서, 귀한 제사에 쓰려고 아껴둔 꽃감을 하나씩 두개씩 엄마 몰래 뽑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왜 그리 맛있게 읽었을까. 시간과 공간은 지금 우리네와 다르긴 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인물,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가슴, 그 가슴을 뜨겁게 하는 피의 농도와 온도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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