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도시의 때
맥쓰 2024/07/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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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 다카세 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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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0
- : 1,174
남편이 씻지 않기 시작하고 벌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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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의 줄거리는 책소개로 있어서 알고 읽었는데, 궁금한 것은 샤워를 못하게(?) 된 남편의 몸에서 냄새가 나느냐였다. 하루키의 잠을 안 자는 인물이 더 생생해진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이 소설에도 있을까 싶었는데, 냄새가 난다. 체취 악취 각질 때 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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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쓰미는 맞벌이를 하며 평등한 부부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가 벌어진 남편의 미친 기행에 의외로 담담하게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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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이유를 묻고, 어떤 상처를 건드릴까봐 병원 상담을 권하지도 않고 생수를 건네기도 하고 친환경 비누도 권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달, 세 달, 다섯 달이 지나서 회사 상사의 연락을 받은 시어머니로부터 침입 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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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하지만 어떤 결말이 찾아올 것만 같은 예감을 느끼게 한다는 데서 이 이야기는 이쓰미의 삶의 변화에 중심이 된다. 남편의 다소 억지스런 충동적 변화는 도시적 삶이라는 체제에 대한 반역이자 '자연스러운 인간'에 대한 질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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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러려니 하며 살게 되는 도시적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시적 의무, 조건, 태도, 예민하게 갖춰야 하는 온갖 도시민적인 것은 아주 작은 시대를 통해 정형화 됐다는 인식은 이사를 고민하는 후반부에서야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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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6 - 집(도쿄 아파트)은 땅값까지 포함해서 7백만 엔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맨션의 집세는 한 달에 14만 엔이다. 다른 층의 집이 매물로 나온 것을 본 적 있다. 방이 세 개에 5천 7백만 엔이었다. 시골의 낡은 집과 딱 5천만 엔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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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되어서야 남편의 이름이 제시 된다. 인물이 자기의 성질을 획득했을 때 이름이 주어지는 건가? 그래서 이 부부의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많은 일본 소설에서 주인공들의 이름이 메세지와 결부 되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했지만 찾아보진 않았다. 하루는 짧고, 내 호기심에 대한 기억력도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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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이색적인 것은 오히려 '결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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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다소 유난스레 그려지는 면모는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사실 조용한 편이었고, 이쓰미 부부가 갖는 반려자로서의 동지애(?)와 부부로서의 독립성은 굉장히 공고하다. 회사 상사가 부인이 아니라 모친에게 연락을 한다는 데서 이 공고함이 전반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유추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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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설정 중에선 다소 의아하게 만드는 것, 수돗물을 견디지 못하게 된 남편이 먹는 것에선 수돗물을 느끼지 못하거나 도시 온갖 곳에 위생을 목적으로 살포 됐을 것들을 거론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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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의아함과 결말의 점프를 생각하면 이 소설은 우화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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