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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쓰의 서재
  • 샤워
  • 다카세 준코
  • 13,320원 (10%740)
  • 2024-06-20
  • : 1,174
남편이 씻지 않기 시작하고 벌어지는 일이다.

대강의 줄거리는 책소개로 있어서 알고 읽었는데, 궁금한 것은 샤워를 못하게(?) 된 남편의 몸에서 냄새가 나느냐였다. 하루키의 잠을 안 자는 인물이 더 생생해진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이 소설에도 있을까 싶었는데, 냄새가 난다. 체취 악취 각질 때 다 나온다.

이쓰미는 맞벌이를 하며 평등한 부부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가 벌어진 남편의 미친 기행에 의외로 담담하게 대응한다.

차근차근 이유를 묻고, 어떤 상처를 건드릴까봐 병원 상담을 권하지도 않고 생수를 건네기도 하고 친환경 비누도 권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 달, 세 달, 다섯 달이 지나서 회사 상사의 연락을 받은 시어머니로부터 침입 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물론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하지만 어떤 결말이 찾아올 것만 같은 예감을 느끼게 한다는 데서 이 이야기는 이쓰미의 삶의 변화에 중심이 된다. 남편의 다소 억지스런 충동적 변화는 도시적 삶이라는 체제에 대한 반역이자 '자연스러운 인간'에 대한 질문이 된다.

특히 그러려니 하며 살게 되는 도시적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시적 의무, 조건, 태도, 예민하게 갖춰야 하는 온갖 도시민적인 것은 아주 작은 시대를 통해 정형화 됐다는 인식은 이사를 고민하는 후반부에서야 이뤄지게 된다.

p136 - 집(도쿄 아파트)은 땅값까지 포함해서 7백만 엔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맨션의 집세는 한 달에 14만 엔이다. 다른 층의 집이 매물로 나온 것을 본 적 있다. 방이 세 개에 5천 7백만 엔이었다. 시골의 낡은 집과 딱 5천만 엔 차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남편의 이름이 제시 된다. 인물이 자기의 성질을 획득했을 때 이름이 주어지는 건가? 그래서 이 부부의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많은 일본 소설에서 주인공들의 이름이 메세지와 결부 되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했지만 찾아보진 않았다. 하루는 짧고, 내 호기심에 대한 기억력도 짧으니까.

이 소설에서 이색적인 것은 오히려 '결혼관'이었다.

시어머니의 다소 유난스레 그려지는 면모는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사실 조용한 편이었고, 이쓰미 부부가 갖는 반려자로서의 동지애(?)와 부부로서의 독립성은 굉장히 공고하다. 회사 상사가 부인이 아니라 모친에게 연락을 한다는 데서 이 공고함이 전반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유추되니까.

이 소설의 설정 중에선 다소 의아하게 만드는 것, 수돗물을 견디지 못하게 된 남편이 먹는 것에선 수돗물을 느끼지 못하거나 도시 온갖 곳에 위생을 목적으로 살포 됐을 것들을 거론하진 않는다.

구체적인 의아함과 결말의 점프를 생각하면 이 소설은 우화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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