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정 미스터리는 1, 2부로 나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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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고아로 시설에서 성장한 호토대 로스쿨 학생 구가 기요요시의 로스쿨 생활 중 학생들의 재판인 '무고 게임'이 중심이다. 이와중에 시설 및 로스쿨 동창인 오리모토 미레이가 스토킹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의뢰를 받은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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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사법시험에 합격 후 연수를 끝내고 마침 개업을 한 구가는 로스쿨에서 만나자는 가오루의 연락을 받는다. 가오루는 로스쿨 입학 전 사법시험에 합격한 재원으로 졸업 후 대학에서 연구자의 길을 걷는 중이다. 구가는 만나기로 한 장소인 강의실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피를 흘리는 가오루와 피칠갑이 된 미레이를 발견한다. 그 역시 사시에 합격한 미레이는 구가에게 변호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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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구가와 미레이의 숨겨진 과거를 밝혀가는 과정과 더불어 가오루 살인 사건의 비밀, 다소 복잡하고 다소 인간적인 감정이 얽힌 사건을 어떻게 법적 논리로 풀어내야 하는지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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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는 상식적인 논리가 법적 언어, 법정이라는 장소에서 마주하는 무력감을 발견한다. 어디서나 법은 다소 배타적이고 사사건건 일률적으로 단순화시키기 마련이라서 억울한만큼 묘기라도 부리지 않으면 주목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 무력감만큼 묘기를 부리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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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행정과 사법절차가 마땅히 치밀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억울함으로 인해 주변인들이 겪는 고통, 그리고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과 비용은 결코 산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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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자체를 미스터리로 얽어놨기 때문에 일상적이지 않은 복잡한 과정을 밟는 것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법조인인 저자는 기본적으로 기계적인 공권력과 사법 절차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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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시대에, 과거의 굴레에 지나치게 매여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인물들에게 이입하는 게 쉽지 않기는 하지만 데뷔작이라니 이해할 수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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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라면 유용할 만한 구체적인 법률 지식도 몇 얻을 수 있다. 주거 침입이나 정당방위, 스토킹, 성추행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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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알란파커 감독의 2003년 영화 #데이비드게일 이 떠오르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