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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a63님의 서재
  • 제국의 어린이들
  • 이영은
  • 16,200원 (10%900)
  • 2025-08-15
  • : 5,740

제국의 어린이들 
 
일제강점기 조선 반도의 어린이들이 쓴
수필집을 읽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역사 속의 이야기가 어린이들의 눈으로 본 현실의 이야기로 다가와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 속에 빠져들 만큼
몰입해서 읽었다, 
 
가난과 식민 지배에서 나라 잃은 민족의 안타까운 운명을 어린이의 마음으로 읽으니 너무 슬퍼져서 전쟁과 관련된 글들을 읽을 때는 절로 눈물이 나왔다. 
 
지금과 같은 언론이나 매체가 없던 시절에 식민지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학교의 교육은 거짓이든 참이든 그들에겐 진실이었고 한 가닥 희망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철저하게 한반도를 지배하며 조선인을 일본인으로 탈바꿈하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주 뉴스를 통해 전승절 80주년을 앞둔 중국에서 상영된 영화 '난징 사진관' 등이 중국에서의  연일 반일 감정을 일으킨다는 내용을 보았다. 
 
이런 시점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또한 부조리하고 비윤리적인 시대상황 속에 조선의 어린이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스라이팅 된 이념을 참인 듯 받아들여야 했던 당시의 현실에 분노가 느껴졌다. 
 
이 책은 일제 식민지 시대 조선총독상 글짓기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어린이들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어떤 글을 읽고 있으면 답답하고 화가 나고 그 순진무구함에 억울하기까지 하다.
현대의 아이들은 전혀 느낄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을 고스란히 겪으며 그 시대를 살아왔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워 가슴이 아파온다. 
 
조선 해방 직후인 1945년 당시,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국민의 비율은  약 20% 정도로 추산된다.  
 
당시 일본은 일본 식민기구 최우선 과제로 조선인 전체에 대한 일본어 교육이었기에 한글은 학교에서 외국어로 분류되었다. 
 
그 결과 해방이 되고 한글을 모르는 문맹률이 전체 국민의 80% 수준이었다.
 
당시 조선인은 초등교육기관 조차 경쟁을 통해 입학한 뒤 수업료를 계속 지불해야 했고, 뒤이은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역시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일부 학생에게만 기회가 주어졌다. 
 
제목이 '신단'으로 이어지는 어린이의 글 내용을 요약하면 
 
"3학년 3학기 때의 일이다. 5학년 김군이 편지대사전을 보여 주었는데,
나도 사고 싶어 안달이 났다.
우리 집은 어머니 혼자 일하시며 수업료를 겨우 내 주시는 형편이라,
나는 그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바로 할 수 없었다.

"저 꼭 사고 싶은 책이 있는데요, 어쪄죠?"
"얼마 정도 하는데"
"1엔 20전이요"
"그런 책은 니가 사서 무얼하게,
니가 나무를 해 오면 나무 판 돈으로 사 줄게" 
 
사전이 사고 싶었던 3학년 어린이는 그날부터 손에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나무를 해서 돈을 모은다.
4학년이 되고 학교에서 일본 천황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단을 강제로 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나무를 해서 모은 돈으로 신전을 산다.
그리고 스스로 "사전은 사서 무엇하게......"
 
"비록 집은 가난하지만, 아버지가 안 계시더라도,
산 아래에서 즐겁게 살아가면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제목 '군대에서 돌아온 오빠'(초등 3학년 글) 
 
오빠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말라 있었습니다.
오빠의 한쪽 눈은 유리 눈입니다.
그 눈은 천황 폐하께서 주셨다고 합니다.
가슴 위에는 검은 총알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OO병원에 갈 때 큰 차를 타고 갔다고 합니다.
도중에 연대장에게 "그냥 내려서 죽여 주세요" 하고 말하자, 바보 같은 소리라 하시며 화를 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오빠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까?' 하고 생각하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습니다. 
 
책을 읽으며 일제강점기 시절을 견뎌온 어린이들의 일상에 눈물이 나서 지금의 어린이들과 교차하며 생각을 정리해 본다. 
 
시대의 아픔이 어린이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나 보다 
 
과거 속 어두운 시대를 견뎌온 선조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 있는 거겠지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교훈 삼아 앞으로의 삶에 지혜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진다. 
 
중국에서 현재 일어나는 반일 감정이 갑자기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감정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울림이 되어 계속 맴돈다. 
 
우리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로 지금은 다가온다.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너무 많지만, 꼭 모두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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