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우리집은 이사를 참 많이 다녔다.
국민(초등)학교 때만 해도 4번 정도 이사를 하였는데
새로 바뀐 학교에 처음 들어설 때 느꼈던 그 떨림과 두려움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지금도 가끔씩 꿈에 나올 때가 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커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집이 그렇게 이사를 많이 다닌 이유는
세 들어 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번은 집주인이 집을 판다고 해서
또 한 번은 집주인이 집을 고치겠다고 해서
또 한 번은 이유를 알지 못 하고 그냥 나가라고 하니까..
수 많은 이유로
어쩌면 다 같은 이유로
많을 땐 1년에도 2-3번씩 이삿짐을 싸야했던 엄마는
이사다니는 걸 정말 싫어하셨다.
그래도 우리집은
내가 취직을 준비할 무렵
진짜 우리집, 이사 안 가도 되는 우리집을 갖게 되었다.
몇십년 아득바득 허리띠를 졸라매며 모은 돈과
외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조금의 유산으로.
그 집에서
나와 동생은 취업도 하고
독립/결혼도 하고
두 마리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는 아직 그 집에 계속 살고 계신다.
내가 사는 곳과 좀 더 가까운 곳이나
뭔가 미래가치가 좀 더 있어보이는 곳으로
이사를 권해도
엄마는 예전 그 기억이 아직 남아있으셔서 그런지
좀 꺼리시는 기색이다.
엄마 맘 편한게 최고지, 하고 더이상 권하지 않았다.
한 때는
오래 거주할 수만 있다면 내 명의 집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집 값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선## 이라는 유명 저자의 책을 사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나의 이 애매한 소득으로는)
내 명의 집이 아니고서는 오래 거주 가능한 곳이 없으며,
집 값은 언젠가 떨어지더라도
나는 그때까지 어떤 형태이든(그것이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간에) 거주비용을 치루며 지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진심으로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베니아(김태훈)쌤의 "아파트 청약, 이렇게 쉬웠어?" 를 추천하고 싶다.
사실 제일 좋은 건
청약에 대한 강의를 듣는 거라 생각하는데
강의-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고
시간적/경제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으니까
일단 가장 중요한 "편.견.없.애.기"를 위해 책을 추천한다.
- 운이 좋아야 되는 거 아냐? 복권 같은거지 뭐~
- 가점이 엄청 높아야 되는 거 아냐? 나는 택도 없어~
- 다주택자가 무슨 청약이야~ 나랑은 상관없어~
내가 갖었던 청약에 대한 큰 오해들을 책을 통해 가뿐히 물리치고
하루 빨리 분양권의 바다에 푹 빠져보았으면 좋겠다.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을 위해
다주택자라면 가장 높은 수익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