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나는 본디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성격이라 과거에 저지른 실수와 잘못, 방황했던 시기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시작하면 쉽사리 물리쳐지지가 않는 성격이다.
수없이 반복해서 기억을 회상하고, 떠올리고, 다시금 후회와 수치로 인해 자신을 책망한다.
고쳐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되도록 과거를 후회하는 일보다는 지금을 생각해야지 하면서도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것이 또한 사람의 마음이라, 노력은 하면서도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 읽게 된 이 한권의 책.
책 속에서는 나 또한 비슷하게 겪었던 일들이 그야말로 타이틀의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문체와 함께
가슴 시리지만 희망적이고 슬프지만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서 굉장히 감정이 이입되었다.
질풍 노도의 시기라고 할만큼 불안정하고 마음속에 어딘지 모를 공허함을 담고 살아가는
그 나이 또래 소년 소녀의 방황과 고민이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으로 그려져 있고
단순히 청소년기의 방황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기 힘든 감정묘사와 스토리가
등장인물들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현재까지 고스란히 이어져서
주인공 두사람의 지금의 모습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후반부의 클라이막스에서 재회한 쇼코와 마모루 두 사람의 대화가
가슴속 깊이 공감과 감동을 주는데 정말로 인상깊었던 부분이었다.
"나는 여기가 도쿄의 일부라는 것을 종종 잊어버려. 도쿄는 커녕 일본, 아니, 지구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야.
훨씬 더, 끝도 없이 먼 곳. 그래... 마치 명왕성에라도 와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래,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은 대한민국 서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성장하고 인격이 형성되어 서 있는 곳 또한
틀림없는 지금 이곳.
그렇다면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지금까지의 과거에 안녕을 고하고, 모든것을 무로 돌려 제로부터 시작할 수는 없어도
과거의 잘못과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을때,
지지않고 굳건히 맞서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언제나 꿈꿔오던- 밝고 명랑하지만 내면의 깊이를 가진, 그런 강한 내가 되고싶다.
아픈 과거를 들추어내지만 그만큼 그 아픔을 넘어서서 다시 하늘을 향하도록
카운셀러의 역할을 해주는 성장소설.
명왕성처럼 깊은 분위기를 가진 멋진 책이다. 별다섯개 만점-
덧. 앞서 말했듯이 후반부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부분부터는 두사람의 대사와 독백등이 굉장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초반의 과거 회상부분과 마모루과 쇼코와 재회하기 위해 쇼코를 찾아다니는 부분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거기서 후반부로 넘어가면 모든게 다 이 후반부를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안배해 놓은거라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후반부를 정말로 추천해드리고 싶으니 전반부가 다소 지루하다고 느끼신 분들도 꾹 참고 끝까지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