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
하지만 저는 이 작가의 책이라고 다~ 맘에 들었던 건 아니었어요(아. 다 읽은 것도 아니지만)..아들도 잘 안봤구요.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지적하지 못하는 것처럼^^;; 일단 믿고 샀다가 잘 안보는 책에 섞어 꽂아놓은 책도 더러 있어요. 솔직히.
하지만! 요 책은 작가를 떠나 요즘 저와 아이에게 딱이다 싶었어요.
워낙 다른분들의 리뷰도 많고 홍보글도 자세해서 리뷰의 필요성을 못느끼지만 그래도
조금 소개하자면..
침팬지가 물어보죠
"기분이 어때?"
"음, 다 재미없어."
그래요..재미없는 세상은 '무채색'이네요.
이 페이지만 흑백이랍니다.
"가끔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아"
여백이 가득한 책 한 귀퉁이 작고 움츠려든 침팬지가 보이죠.
만약 우리 아이의 마음이 이렇다면? 하고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도 마구 아파와요
"정말 정말 행복할 때도 있어"
정말 다행이죠?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도 있고,"
엄마가 이때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면 좀 화가 누그러지겠죠?
"혼날까 봐 걱정이 될 때도 있어"
아...전 이걸 보면서 좀 반성했어요. 잘못하고 바로 작아지는 아이, 이미 잘못을 인정한 것인데
,어느 정도 반성한 것인데, 냅다 혼부터 내는 엄마라는게 미안했어요. 제가 혼낼 수록
아이는 더,더, 더 걱정이 커지겠죠..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럽기도 해"
조금씩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아이는 가족외에 많은 사람들과 관계하며 낯선 감정들을 익혀가요.
"너는 어떠니? 기분을 말해 봐!"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아이와 함께 침팬지의 감정을 복습(?)해요.
인형이나 책속의 주인공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는 요맘때의 아이들은
침팬지의 감정을 보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동일시하겠죠.
요새 엄마들은 다 알고 있는 '감정읽기' 얼마나 잘하고 있나요?
"부끄러워?"뭐가 부끄러워!"하고 윽박지르거나..
"잘못했지? 잘못인줄 알면서 왜 했어 그러니까?"라며 혼내는..
엄마 감정에 이끌려 아이의 숨겨진 감정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했고요..
아이에게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풀어주고 해석해주고
엄마나 다른 사람의 감정도 추측하게 하는 힘을 길러줄 시기에 적당한 책이에요.
갑자기 생각나는데..저의 아들이 27개월경 제가 물었죠.
"엄마가 화나면 어때?" 아이의 대답은..
"....아파" 였어요.
"어디가 아파?" 그랬더니...
(손으로 가슴이며 배를 더듬어보면서)
"음...배꼽이..아파"라고 하더라고요.
표현이 미숙해서 그렇지 아이는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던거죠.
아이가 얘기하는 '아파', 싫어', 아니야', 이뻐' ..
속에 숨어있는 수백가지 감정을 풀어주고 이해해줍시다.
우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엄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