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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의 서재
  • 소드 오라토리아 15
  • 오모리 후지노
  • 9,000원 (10%500)
  • 2025-07-03
  • : 1,022






특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유독 '아이즈'만을 노리며 그녀의 출생에 대한 온갖 억측을 낳게 했던 [더럽혀진 정령] 최종전에 진입했습니다. 그동안 [더럽혀진 정령]의 지상 진출을 막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고, 안타까운 이별을 겪어야 했던 [로키 파밀리아]. 이번 15권에서는 가까스로 [더럽혀진 정령] 선봉대(에뉘오, 레비스 같은)를 꺾고 만신창이가 되어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가 몸을 추슬러 다시금 원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더럽혀진 정령]을 이대로 두면 안 되니까요. 최종 계층은 60층. 대규모 [파벌 연합]을 꾸립니다. 벨이 속한 [헤스티아 파밀리아]에도 참가 요청이 들어오지만 본편 이야기만 해도 빠듯한 그들이 참전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여기서 [로키 파밀리아]의 운명은 정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일명 사망 플래그죠. 벨의 영웅 선망, 하루히메(히로인)의 레벨 부스트를 같이 했다면 [로키 파밀리아]의 운명은 달라졌을까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내용이 있습니다. 국내 정발본 기준으로 본편 20권에서 이번 15권 "엔딩" 스포일러를 해버리는 바람에 본편을 먼저 본 분들이라면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되니까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원정 떠나는 과정(모집, 출발 직전까지)이 스펙터클한 것도 아니어서 좀 많이 지루했던 것도 사실입니다(일단 필자 한정). 그래서 그런가 작가는 60계층에서 그들에게 지옥을 보여줘 버리는군요. 결말은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공포와 맞닥트렸냐는 본편에서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아래부터는 엔딩을 유추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더럽혀진 정령] 선봉대(에뉘오, 레비스 같은 악역들)와의 전투에서는 화려한 이펙트가 저절로 머리에 그려지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여 이게 액션이지 같은 감동을 주었으나(칭찬) 이번 [더럽혀진 정령] 본진과의 전투는 호러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이것도 칭찬). 사람에게 기생하여 조종하는 거미녀의 그로테스크, 한때 정을 나누었던 벗의 처참한 모습을 이용하여 절망 안기기, 벌레 몸속에 있는 듯한 마계화된 던전,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은 예고편에 불과한 "방어 불가능 저주". 노려지는 '아이즈' [더럽혀진 정령]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아이즈'. 그녀에게 방어 불가능 저주가 날아듭니다. 그리고 세상은 뒤집혀 버리죠. 마치 셀이 18호를 흡수하고 완전체가 된 듯한 [더럽혀진 정령]. [로키 파밀리아]를 필두로 [파벌 연합]에 뿌려졌던 사망 플래그가 회수되기 시작합니다. 왜 이런 전개를 펼치는가. 본편에서 멸망의 아이콘 흑룡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고, 벨의 영웅 만들기가 가속화되면서 외전도 그 행보를 따라가려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영웅은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야 하니까요. 작가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아이즈'를 구하게 하여 영웅의 기질을 다지려 합니다. 그 재료로서 [더럽혀진 정령]이 준비되었죠. 위기에 빠진 히로인도 구하고 세상을 구하라고. 가까스로 지상 1층으로 도망쳐온 '레피야' 시야에 비친 벨의 모습. 이 한 장면이 담긴 일러스트 단 한 장에서 진짜 소름이 다 돋았던 이 장면에서, 레피아는 그에게 한줄기의 빛, 희망을, 영웅을 보았지 않았나 하는 함축적인 장면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 아닐까 했습니다.



맺으며: 지상에 흑룡이 있다면 던전엔 [더럽혀진 정령]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둘이 싸움 붙이며 누가 이길까? 같은 초등학생스러운 생각을 해보기도 했군요. 아무튼 [더럽혀진 정령]이 왜 아이즈를 노리는가에 대한 개연성을 조금 더 밝혀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밝혀진 거 같긴 한데, 필자는 어제 먹은 반찬도 생각 안 나는 붕어 머라인지라. 사실 잘 찾아보면 곳곳에 힌트가 있긴 했습니다. 그 옛날 "흑룡을 봉인했던 인간 용사와 대정령(이건 본편에서 언급되었던가)"이 사랑에 빠져 낳은 아이가 '아이즈'가 아닐까. 그래서 "던전 심층에서 마물에게 먹혀 [더럽혀진 정령]이라는 괴물화된 대정령(이건 이번 15권에서 직접 언급됨)"이 '딸인 아이즈(이건 필자 뇌피셜)'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룡이 아니라 이러다 [더럽혀진 정령]에 의해 세상이 멸망하는 거 아닐까 그런 이야기를 보여주는군요. 그동안 파벌 대전등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치러도 희생은 극히 미미하게 제한하더니 이번엔 고삐가 아주 풀려 버린 장면들을 보여주는군요. 특히 벨의 절친 [제노스]의 희생은 가슴을 많이 아프게도 하였습니다. 뜬금없이 이들이 왜?라고 하셔도 지면 관계상이라고만. 나중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모습으로 다들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절망(더럽혀진 정령)과 교차하여 희망(벨)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15권이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원정 준비 과정이 너무 지루했던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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