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계의 괴물 '위수'의 출현하고 반세기, 멸망 직전까지 몰렸던 인류. 반격의 서막을 올린 인류는 가까스로 전용 병기를 개발하고 위수가 나타나는 게이트를 부수는데 이르렀습니다(부셔도 계속 생김). '발키리', 오직 젊은 여성만 탑승 가능한 대위수 전용 병기 배틀 드레스의 총칭. 유일하게 위수에 대응 가능한 무기이자 몸에 장착하는 장비(표지 참조). 주로 2등급 이상 위수를 상대합니다. 루이스와 하야세. 1권 히로인들입니다. 둘 다 발키리죠. 강화병, 위수에 대항하기 위해 사람(주로 남자)을 개조하여 만든 병사이지만 3등급 위수에게도 발리는 실패작입니다. 주인공은 강화병입니다. 보병부대에 배속되어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이죠. 강화병 출신이라는 이유로 온갖 괴롭힘을 당해 왔습니다. 전투를 끝내고 복귀 중 2등급 위수의 습격으로 부대는 궤멸, 주인공도 큰 상처를 입고 죽기 직전 어떤 발키리에게 구조됩니다. 이것이 1권 키포인트입니다. 눈을 떠보니 각종 호스에 연결된 채로 수조에 담겨 있습니다. 신체 몇몇 파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를 담당하는 스미스 박사는 파트를 줄 테니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냐고 건의합니다. 주인공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제3학원, 발키리 육성 여성 전용 학원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진학하여 대위수 전투를 배우는 엘리트 집단입니다. 주인공은 여기로 입학하죠. 수백 명(추정치)의 여학생 사이 남자 하나? 러브 코미디가 펼쳐지겠네 싶겠지만 결단코 그런 거 없습니다(일단 1권 한정). 요약하면 여기에 남자가 왜 왔어?라는 분위기죠. 선생이고 학생들이고 노골적으로 적의를 보냅니다. 며칠이 지나도 친구 하나 못 사귑니다. 그녀들은 왜 적의를 보내는가가 이번 1권의 포인트입니다. 주인공은 이 학원에서 스미스 박자 주도의 어떤 대위수 작전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참고로 주인공은 먼치킨이 아닙니다. 능력은 개뿔도 없습니다. 실패작이거든요. 무능력 먼치킨도 아닙니다. 프로젝트는 보기 좋게 말아먹고 있죠. 그런 그에게 루이즈(히로인)가 접근합니다. 발키리 예비(연습생)입니다. 이 학원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편이죠. 무능력이라도 여친이 생기는 클리셰인가? 아닙니다. 이게 아주 골 때리죠. 주인공이 프로젝트에 난항을 격자 조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주 자상하게요. 그녀는 적의를 막는 방패가 되어 학원에서 주인공의 유일한 아군 포지션을 만들어 갑니다.
하야세(히로인), 학원에서 4명(3명인가)밖에 없다는 네임드 발키리입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굉장히 강하며, 상승 지향형이라 실력 없는 자를 깔보는 눈윗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눈에 띈 주인공, 그녀는 프로젝트에 진전이 없는 주인공에게 험담을 늘어놓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루이즈와는 사이가 매우 안 좋습니다. 루이즈의 앞길을 막아 예비로 전락하게 한 이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처음엔 악녀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하야세는 왜 루이즈에게 악의를 보내는가가 핵심 포인트입니다. 작가는 작중 곳곳에 힌트를 숨겨 놓고 있으니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자, 본 작품은 반전 드라마입니다. 옛말에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라는 속담(?)이 있죠. 루이즈는 어제까지만 해도 존재 자체를 몰랐을 주인공에게 왜 이리 살갑게 구는 걸까. 주인공은 흔하디흔한 일개 보병이고, 여자들만 있는 학원에서 이물로서 선생과 여학생들에게 적의를 받는 그를 왜? 한눈에 반했으니까? 그런 거 없다니까요. 주인공은 프로젝트에 진전이 없어 좌절을 맛봅니다. 루이즈는 다독입니다. 그리고 스크램블, 대규모 위수가 침공합니다. 하야세는 엘리트로서 출격, 루이즈는 스페어로 출격, 주인공도 출격.
맺으며: 그냥 금액 맞추기로 구매한 작품인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클리세)은 마이너스지만, 학원물이면서 청춘 러브 코미디를 배척하는 건 좋았습니다. 주인공은 존잘남도 아니고 능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라는 것에서 신선함을 불러왔는데요. 그런데 루이즈의 등장으로 그럼 그렇지 이런 남자에게도 히로인이 붙는구나 했지만 작가가 멋지게 허를 찔러 버립니다. 그리고 대두되는 하야세. 뭐 곳곳에 힌트를 숨겨놔서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대충 눈치채서 재미가 반감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사실 본 리뷰만으로도 대충 짐작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유일하게 위수에 대항 가능한 존재는 여성만 운용 가능한 발키리뿐이죠. 남자는 파리 목숨에 땅을 기는 보병을 하거나 찌그러져 있거나. 즉 대위수 작전에서 발키리 1강 체제라는 것입니다. 근데 남자가 참여해 2강 체제가 된다면? 주인공은 어떤 프로젝트로 대위수 작전에 참여 중이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진짜 읽을수록 몰입도가 장난 아니었군요. 청춘 러브 코미디를 빼고, 음모론과 정치를 넣으면서 긴장감을 높여 가죠. 여자들 입장에서 주인공의 등장으로 자신들의 위치가 위태로워진다는, 큰소리 떵떵 치며 밥그릇(우위성)을 단디 챙겨 왔는데 그걸 빼앗긴다면? 루이즈의 등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허를 찌르게 합니다. 하야세는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죠. 그리고 하야세는 필자가 단언했던 청춘 러브 코미디를 도입하고야 맙니다. 이런 젠장... 리뷰 초반에 주인공을 구한 발키리가 누구일까? 아무튼 음모론과 정치가 개입하면 적(위수)보다 인간이 더 두려워지죠. 본 작품의 노선은 인간(주인공과 제3학원)을 타깃으로 합니다. 기득권(우위성에 취한)들이 주인공이 있는 학원이 달가울 리 없을 테니까요. 참고로 필자 추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