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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의 서재
  • [전자책] 방패 용사 성공담 15
  • 아네코 유사기 저/박용국 역
  • 5,300원 (260)
  • 2018-03-21
  • : 274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5권은 별이 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노예로 전전하며 병을 얻어 오늘내일하는 걸 주인공이 구해주고 치료해 줘서 건강을 되찾은 소녀 '아트라'. 백호 수인입니다. 건강을 되찾긴 했으나 두 눈은 실명하고 말았죠. 그렇기에 남들은 잘 못 보는 주인공의 본질을 누구보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빗치(제1왕녀)에 호되게 당한 후 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마음의 벽을 쌓아버린, 그게 인간 불신을 불러오고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죠. 뭐 지금은 많이 호전되긴 했으나 여전히 인간성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예들을 사들여서 전사로 만들어 파도에 고기 방패로 내세운다든가. 물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니고 본인도 악당 기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죽길 바라지 않으며, 전장에서는 제일 앞에 서서 방패로 모두를 지키려 하죠.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으니까요. '아트라'는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묻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누가 지켜주냐고. 빗치(제1왕녀)와 쓰레기(국왕)에게 호되게 당하고, 다른 용사 3명에 위해 왕따 당했던 지난 나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다가오는 호의를 내치고,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주인공은, 지금은 많은 지지자에게 둘러싸여도 고립무원에 홀로 지내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렇기에 밤마다 주인공 방에 몰래 숨어드려 하고(혼자 두기 안타까워서), 전투가 벌어지면 주인공 앞에 서서 검이 되어주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실 아트라는 그동안 라프타리아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히로인 다운 대접을 못 받았었죠. 성격도 주인공 일직선이라 좀 극단적인 면(밤에 주인공 침소에 숨어든다든지)이 있어서 호감보다는 비호감에 가깝기도 했습니다. 좀 자중하라는 친오빠를 줘패고(물론 진심은 아님), 라프타리아를 연적으로 여기고, 주인공 말조차 잘 안 들으려 했으니 호감이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15권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밝혀지죠.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물론 지금은 인정받고 있음), 홀로 외로운 길을 가는 걸 마다하지 않는 점에서(마음을 닫은 것), 어쩌면 아트라는 주인공과 동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정말로 크다는 걸 말하기 시작하죠. 두 번째 파도와 두 번째 수호수인 봉황에 대항하기 위해 주인공은 그동안 열심히 실력을 키웠습니다. 노예들도 실력을 키웠고, 드디어 출정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것은 게임의 이벤트성 보스전이 아닙니다. 현실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죽게 되겠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고, 노예들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저마다 각오를 다지고 전선으로 향합니다(약간 각색). 주인공은 아트라를 빼놓으려 했습니다. 작중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아마 느낌이 왔겠죠. 사실 초장부터 사망 플래그를 뿌려 댔으니 이제 와 데려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아트라)의 의지가 완강했으니까요. 그리고 시작되는 봉황전...



맺으며: 초중반과 후반 온도차가 너무 심합니다. 마물을 키워 진화 시키면서 라프종(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든 식신) 양산해서 라프타리아를 기겁하게 만들고, 빗치(제1왕녀)에게 주인공과 똑같은 방식으로 버림받아 정신이 망가진 창의 용사는 미치기까지 해서 주인공을 장인어른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생뚱맞다는 건 이런 걸까요? 곧 파도와 봉황 전이라는 어두침침한 이야기를 개그로 희석 시키려는 의도가 보이긴 했습니다만. 마차 폭주족으로 등장해서 어쩌고저쩌고. 파도와 봉황에 대항하려면 이 미친늠도 포섭해서 데려가야 하는데, 포섭하는 분량이 너무 길어요. 그냥 정신 차릴 때까지 줘패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다는 게 생각났었군요. 후반 봉황 전이 시작되고 별이 된 소녀 아트라의 이야기는... 작가가 좀 성급했지 않나 싶더군요. 그동안 맹목적, 일직선으로 주인공에게 눈 돌아간, 좀 헤픈 역으로 출연 시키다 갑자기 진지하게 흘러가니까. 아트라가 품었던 마음, 외로이 살아가는 주인공이 안타까워서라는 이야기는 맥락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버저비터라도 만들려 했는지 결코 저렴하게 진행 시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심으로 주인공을 지키려 했고,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고, 그렇기에 심각하게 흘러가는 봉황전에서 생명을 불사르고 별이 되기로 한, 어쩌면 아트라가 보여주었던 희생정신은 주인공이 걸어가야 될 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렇기에 반쪽을 잃어버린듯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메시지는 꽤나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참고로 봉황에 대해서 언급해 보자면, 사룡(4마리 수호수, 영귀 다음으로 이번엔 봉황)은 파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 해결책이 사룡으로 이세계 인구 2/3를 멸절 시켜 그 에너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거라 파도나 사룡이나 이세계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 나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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