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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의 서재
  • [전자책] 너와 나의 최후의 전장, 혹은 세계가 시작되...
  • 사자네 케이 저/ 한수진 역
  • 4,700원 (230)
  • 2018-09-19
  • : 282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00여 년 전 땅속에서 갑자기 솟아난 성녕 에너지에 의해 마녀(남자는 마인)가 되어 버린 사람들. 이 작품에서 마녀는 특정 속성을 가진 마법사를 의미합니다. 어느 날 이웃이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축하한다!고 할까 아니면 두려워서 멀리하게 될까. 이 작품에서는 현실 중세 시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화형식이 거행되었죠. 많은 사람들이 마녀가 되어 비참하게 죽어 갔습니다. 뭐 마녀들 입장에서 보면 좋아서 된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날벼락 맞듯 마녀가 된 것뿐인데 죽임을 당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아무튼 성녕 에너지에 씌였을때 모든 사람이 마녀가 되는 건 아니고, 거의 1% 미만 확률(아니 좀 더 높던가)로 마녀가 됩니다. 인구 분포 비율로 보면 압도적으로 일반인이 더 많았다는 얘기가 되겠죠. 그럼 그렇게 화형을 당하는데도 마녀들은 가만히 있었나? 마녀 단 한 개체에 의해 한 나라의 수도가 불바다로 만들어지고 평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걸 본 일반인들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웃긴 건 일반인들 스스로 마녀들을 궁지로 몰아 놓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것입니다. 100여 년 후, 일반인들은 제국을 건설했고, 마녀들은 네뷸리스라는 나라를 세웠습니다. 이래, 이들은 줄곧 전쟁을 해오고 있죠. 그것이 지금 균형이 깨질만한 사건이 터집니다.



앨리스(메인 히로인)는 마녀입니다. 주인공 이스카는 제국군 소속입니다. 만나면 싸워야 할 운명이죠. 그러나 운명은 이들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라고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 작품은 하라는 전쟁은 안 하고 로맨스를 찍습니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두 집단의 전쟁이라는 바탕을 깔고 두 집단의 이해를 못 받는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죠. 특히 앨리스는 상사병에 걸린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음을 키워갑니다. 1권에서 처음 만나 싸웠을 때, 자신들의 위치에서 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살아 있다는 실감을 했고, 중립도시에서 서로의 취미가 맞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게 주효했던 것일까요. 서로 마음이 끌립니다. 하지만 마녀를 위해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앨리스. 마녀들과 평화 협정을 위해 중대한 위반인 줄 알면서도 아무 죄가 없는 마녀를 풀어줄 정도로 정의를 구분할 줄 아는 주인공. 그래서 앨리스는 더 끌리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라고 해도 청소년 타깃의 청춘 러브 코미디 장르 특성상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들의 진지한 사랑과는 조금 다른, 가벼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번 2권에서는 중립 도시에서 다시 재회할 거 같으면서도 엇갈리는 운명을 보여주며 약간 애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죠. 이거야말로 감성 충만한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느낌?



하지만 새로운 성녕 에너지 분출 스폿이 터지면서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잠시 접어야 합니다. 마녀들 입장에서는 성녕 에너지로 더욱 파워를 끌어올릴 수 있고, 제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 마녀들의 힘이 강해지는 걸 원치 않기에 스폿을 두고 누가 먼저 차지하는지 경쟁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여기서 주인공과 히로인 만나겠네? 하겠습니다만. 그런 당연한 얘기는 지양하는 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것보다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하죠. 제국은 가해자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마녀들의 나라 네뷸리스에서는 우리가 피해자니까 뭘 해도 된다는 듯이 가해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드러냅니다. 주인공은 그런 틈바구니에서 평화를 이끌어 내려 하죠. 얼핏 세계 정복을 하려는 히로인(앨리스)과는 성격이 맞지 않는 듯 하나, 사실 히로인은 그런 거 관심 없어 보였고 주인공이 하려는 일에 동조하는 느낌? 사실 이런 어중간한 마음으로 잘도 뜻을 관철하겠다 싶은 게 필자의 본심이긴 합니다. 그도 그럴 게 제국은 물론이고 마녀의 나라 네뷸리스의 정치가들은 이들의 마음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걸요. 이번 성령 스폿을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가는 그들에게서는 광기를 느끼게 하죠. 너 죽고 나 죽자, 내가 가지지 못하면 너도 가지지 못해, 그 과정에서 생기는 포로들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싸워대죠.



맺으며: 1권 리뷰에서 주인공에 관한 어떤 얘기를 2권 리뷰에서 언급하겠다 했는데 벌써 2년 하고 4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뭔지 다 까먹어 버렸군요.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언급해 보기로 하고요. 이 작품은 자기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마녀로 몰아가는 중세 시대식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기류, 차량, 탄도 미사일까지 개발할 정도로 고도의 과학을 갖춘 시대에 고리타분한 이분법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시대상은 약간 언밸런싱한 느낌을 들게 했군요. 주인공과 히로인은 서로 다른 집단 출신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두 집단을 규합하는 뭐 그런 역할로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미숙. 성령 스폿을 두고 두 집단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미숙한, 싸움을 말릴 수도 있었으나 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아무것도 못하는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에게 안기려는 듯이 냅다 달려가는 히로인이 좀 깨긴 합니다만. 원래 그런 이야기니까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어른들의 사정에 휘말려 사랑을 이루지 못하듯 이 작품의 주인공과 히로인도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을 다루고 있거든요. 물론 보는 입장에서는 오글거리지만요. 그런 그들에게 작가는 꽤나 충격적인 전개를 떠맡기기 시작하는데, 원래 2권에서 하차하려 했습니다만, 마지막에 흥미를 끌만한 전개를 투입하는 바람에 일단 3권까지 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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