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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woo님의 서재
  • 그림으로 신학하기
  • 구미정
  • 14,400원 (10%800)
  • 2021-03-31
  • : 420

그림으로 여는 여름성경학교 /구미정의 ‘그림으로 신학하기’를 읽고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분량의 달란트를 주셔서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 그리고 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표현하게 하셨다. 나에게 가장 주시지 않은 것은 그림 그리는 능력이다. 어떤 사람은 선 몇 개로도 인물의 표정까지 실감나게 그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림은 영 젬병이었다. 그러나 그리기는 못해도 그림을 보는 것은 즐거워해서 전시회도 종종 가고 대학 시절엔 생뚱맞게 미대 수업에 서양미술사를 신청해 듣기도 하고, 장욱진화백의 그림을 보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밤새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전시회를 보러 가기도 했다.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성경 속 이야기나 신앙적 가치들을 새롭게 보기도 하고, 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그림을 재해석 하거나 작가의 의도와 사회상을 읽어낸다. 책은 12편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서, 천지창조, 나그네, 도시, 언약, 믿음, 아름다움, 가난, 감정, 헛됨, 공동체, 죽음으로 일부는 이미 성경과 관련되어 있음을 예견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일부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충 훑어보아도 고대 그리스, 로마 헬레니즘 시대 그림부터 중세 기독교 성화,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고전주의 낭만주의에 이르는 서양 미술사를 아우르는 그림들이 익숙한 것들도 있고, 아주 낯선 것들도 많다. 그 그림들과 성경속 이야기들이 어떻게 버무려져 있을까 궁금해서 서둘러 여기 저기 읽기 시작했다. 순서 없이 읽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 여기 저기 흥미가 가는 것부터 읽어 나갔다.

 

구미정의 글은 발칙하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빈센트 반 고흐를 소환하고, <피에타>를 설명하다 ‘82년생 김지영’을 떠올린다. 아브라함과 사라, 하갈의 이야기에서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떠올리고, 천지 창조 이야기를 하면서 정현종의 시 < 방문객>을 끌어온다. 한 대수의 노래에서 영화 <고고 70>으로, 이어 비틀즈의 존 레논을 소환하고 일본의 고토쿠 슈이스로, 더 나아가 예수와 아나키즘을 연결시킨다. 글 곳곳에 시, 소설, 유행가,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무시로 끌어온다. 이런 것들이 그림과 성경을 넘나들며 유쾌하게 그림을 설명하고, 그림 속 성경을 읽어낸다. 그녀의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그림과 화가에 얽힌 이야기도 풍부해서 책을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를 통렬히 꼬집고 비판하기도 한다. 다윗과 밧세바 사건을 통해 남성 우월주의적인 사회를 고발하고, 권력을 쥔 자의 갑질하는 문화를 비판하기도 한다. 7장의 아름다움을 다룬 글에서는 성서 외경의 이야기인 수산나와 장로들 이야기를 다룬 그림 이야기와 수산나보다 더 치욕적인 이를 그린 여류화가 아르케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이야기까지 펼쳐진다. 여성 저자여서 성을 보는 관점이 기존의 그림을 보는 관점과 사뭇 다르다. 밧세바를 다윗을 유혹하는 여인으로 그린 주석, 요세푸스의 시각을 비판하기도 한다. 성경 속 밧세바- 우리야- 다윗의 이야기를 여성의 관점으로 재해석 하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화가의 의도를 읽어낸다. 시대를 달리하여 밧세바(1943, 1954)를 그린 렘부란트의 그림을 읽어내는 그녀의 시각은 예리하다. 화가가 그림 속에 숨겨 둔 상징물을 찾아내고, 인물의 표정, 작은 몸짓 하나에서도 그림의 의미를 읽어내고 시대를 읽어내는 능력은 탁월하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고흐를 좋아하고 나 역시 고흐를 좋아하지만 작가의 고흐에 대한 사랑은 각별한 듯하다. 글의 곳곳에서 고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인생, 그의 그림, 그의 사랑, 시대에 대한 반항과 외로움까지~ 또한 렘브란트 역시 작가가 사랑하는 화가인 것 같다. 렘브란트의 그림 이야기도 다양하고 많다. 아마도 대학에서 렘브란트로 학생들과 수업을 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도 할 것 같다. 외에도 다양한 화가들의 그림을 좁은 지면이지만 설명을 듣고 읽는 재미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그림에 대해 좀 알고 다음에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가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도 예배도 점점 힘을 잃어가는 측면도 있다. 신앙도, 믿음도 어쩌면 자기 스스로 지켜나가야 할 때이기도 하다. 이럴 때 성경으로 말씀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 여름 성경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새롭게 보는 것은 어떤가? 구미정의 <그림으로 신학하기>를 통해 나만의 여름성경학교 열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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