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최은규님의 서재
  • 식물, 상점
  • 강민영
  • 13,500원 (10%750)
  • 2024-06-20
  • : 1,841
”유해한 세계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그녀들의 고요한 선택“

실종된 남자들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식물, 상점‘을 방문했다는 것과 한 여성의 삶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라는 것.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동물 학대, 스토킹, 성희롱 등 이들의 다양한 죄목은 모두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식물, 상점‘의 주인 유희는 자신과 같은 여성 피해자들을 위해 ’핏빛 복수‘를 감행한다. 그들의 두려워하는 얼굴에서 평생 따라다니는 스스로의 과거가 보였기 때문일까.

유희는 그동안 ’식물, 상점‘을 거쳐 간 여자들을 떠올리며 한 가지 의문을 던진다. ’모두 저마다의 평안을 얻었을까‘. 모두 그 일을 당하기 전의 일상을 되찾았을 테지만 아마 완전한 평안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비슷한 인상착의의 사람을 보면 움츠러들고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판을 조금 바꿔보고 싶었다. 여자들의 이름이 기억되고 여자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모든 여자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이 이름의 뜻을 곱씹으며 종국에는 완전히 행복하지 않더라도 이전보다 나은 삶을 얻기를 말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여성들에게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혼자서 모든 고통을 감내할 필요는 없다고, 서로 기댈 수 있는 ’식물, 상점‘ 같은 존재가 되어주겠다고.

-
📖 (p. 14) 사람도 식물과 똑같다고 믿었다. 사람도 식물처럼 다듬으면 나을 수 있다고, 조금 손보면 더 옳은 방향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고 여겼다. 고통 속에 지내야 했던 몇몇 순간들이 떠올랐지만 적어도 본성은 완전히 악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 (p. 260) ”형사님은 그런 경험 없으세요? 누군가에게 쫓기는 경험이요. 어떤 사람 때문에 끊임없이 도망치고 또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게 되는 그런 기억이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