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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규님의 서재
  • 네가 있는 요일 (양장)
  • 박소영
  • 14,400원 (10%800)
  • 2023-09-08
  • : 1,007
앉은 자리에서 완독한 <네가 있는 ___요일>✨
소설 설정부터 매우 흥미롭다. 일곱 명씩 보디메이트(body-mate)로 묶여 하나의 신체를 요일별로 공유하는 인간 7부제의 시대. 일주일에 하루를 제외한 6일 동안은 가상 현실 낙원에서 생활한다. 실체는 데이터 센터에 보관된 뇌 안에 들어 있고 서버를 통해 낙원에 접속해 스스로가 상상하는 대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원수 지간이었던 지나와 울림은 같은 신체를 각각 화요일과 수요일에 사용하는 보디메이트가 되는 바람에 관계가 더 악화된다. (술을 진탕 먹은 몸을 울림에게 넘겨 주는 등 온갖 진상짓을 하는 지나..) 재력 있는 집안이라 7부제로 살아갈 필요 없는 ‘365’였던 지나는 울림 때문에 자신이 7부제로 살아가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울림을 계획살인한다. 울림의 물 공포증을 이용해 스쿠버 다이빙 하기 직전에 울림을 신체로 불러낸 것. 지나는 다이버까지 꾀어내 결국 울림을 익사시킨다.

공유 신체를 잃은 채 ‘혼‘이 되어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을 점차 잃게 생긴 울림은 지나의 계획살인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나선다. 그 과정에서 그토록 그리워했던 강이룬을 ‘무재’라는 바뀐 이름으로 만나게 된다. 과거에 갑자기 사라져버렸던 무재의 진실과 사랑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지나의 여정. 그 끝은 어떻게 될까.


탄탄한 세계관과 섬세한 설정들 하나하나에 몰입하면서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함께 고민했다. 아무리 풍요로운 낙원이라도 그곳에 나 혼자라면, 사랑하는 이들이 없다면 ‘낙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주일 중 오직 하루만 오프라인에서 실체로 생활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면 주저없이 택할 것 같다. 설령 쫓겨다녀야 하더라도.

이 소설을 읽기 전엔 제목의 빈칸을 채워보려 했다. 네가 있는 ‘무슨’ 요일이 좋을까 생각하며. 하지만 빈칸을 채울 필요가 없어졌다. ‘네’가 있다면 무슨 요일이든 상관 없을 거니까.
“네가 거기 있으니까. 네가 있는 요일에 나도 매일 있고 싶으니까.” 지나가 무재에게 건넸던 낭만적인 고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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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15-216) 시계의 분침이 시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주 살짝 자리를 옮겼을 뿐이고, 창밖의 풍경 역시 하나도 달라진 게 없지만, 울림은 낯선 세계에 온 기분이었다. 목요일이라는 세상에.

📖 (p.327) 네 마음의 깊이를 다시 확인하자 덜컥 겁이 났다. 네가 내 곁을 떠나지 않을까 봐. 내 옆에 남아서 불행해질까 봐. 그래서 가장 중요한 진실을 차마 말하지 못했다. 네가 연민이라는 덫에 걸리지 않도록.

📖 (p.335) 네가 나를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 내가 너를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나의 고장 난 뇌가 강이룬은 잊어도 현울림은 기억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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