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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님의 서재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 손보미 외
  • 13,500원 (10%750)
  • 2024-08-23
  • : 3,776



 대상작 끝없는 밤은 주인공인 '나'가 요트에 탑승한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나'는 내키지는 않지만 남편의 만족감을 위해 요트에 탑승했고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샅굴부위 통증과 남편의 절친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잔잔하던 바다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나'는 과거를 하나씩 되짚어 나간다. 과거를 되짚어갈수록 독자인 나는 점점 더 혼란스러움을 느꼈는데 그녀라는 인물을 도저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상한 고집도, 믿을 수 없는 집착도 전부 예측 불가능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려나? 그녀 주변을 차지하고 있는 뒤집히는 관계들도 그러했다. 
계속해서 그녀라는 사람을 허물고 다시 구축해가면서 소설을 따라가는 신기한 경험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힘들게 끝에 다다랐을 때 솔직히 처음엔 내가 뭘 본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날 밤 다른 소설로 도피했을 만큼. 하지만 나는 꽤 오래 이 소설을 기억할 것 같다. (이미 꿈도 꿨다) 부디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또 다른 인상 깊은 작품으로는 문지혁 작가님의 소설 허리케인 나이트. 짧지만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외고를 졸업한 중산층 '나'와 초부유층인 그의 동창 '피터'는 미국에 거주 중이다. 허리케인이 들이닥쳐 막막하던 주인공은 망설이던 끝에 결국 동창 피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자신과 다르게 펜트하우스에 살며 믿기지 않는 외모의 아내가 있고 집에 사다두었던 랍스타로 급하게 저녁을 차려줄 만큼 부자다. 차려준 랍스타를 먹으며 그 맛에 감탄하던 '나'는 피터가 손목에 차고 있는 롤렉스 시계를 보고 고교 시절 그가 학교에서 잃어버렸던 롤렉스 시계를 떠올린다. 잃어버린다는 것은 다시 되찾을 수 없음을 뜻하지 않나. 그렇다면 피터는 롤렉스를 한 번도 잃어버리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는 항상 사람은 아래를 보고 살아야지 위를 보고 살면 끝도 없다고 말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있는 곳이 바닥처럼 느끼는데 중산층인 '나'가 초부유층을 향해 느끼는 결핍과 불안이라니. 훔쳐지지 않는 것들이라니. 작가님 어디 가둬 두고 글만 쓰게 하고 싶다. 

이 글은 서평 이벤트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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