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는 책
hasse999 2024/10/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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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 15,300원 (10%↓
850) - 2022-09-02
: 58,541
우선 정지아 작가의 풍자와 반어와 재치와 정감어린 필력에 감탄하고, 울고 웃으며 공감해가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주인공 고아라가 실향민 아버지를 둔 내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고, 일생을 실향의 설움으로 술로 세월을 보냈던 아버지가 엄마를 고생시키던 서사가 비슷해서 심하게 공감이 갔다. 옛 고향 친구들이 더러 찾아와 동무를 반기던 아버지 모습이 떠올라 애잔했고, 학식이 있으셨던 아버지가 한시를 지어 내게 읊어주시던 모습이 떠올라 그리웠다.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앞에 헛된 욕망으로 잘못 살아왔음을 고백하듯 나도 한때 젊은 날 아버지에게 반항하던 내 모습을 절절히 후회하며 반성했다. 불효란 것은 나이들수록, 내가 부모의 나이에 더 가까워질수록 더 뼈저리게 후회된다.
이책을 읽으며 나와 우리 아이들의 관계도 생각하게 된다. 이책의 아버지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사는 세상을 내가 우리 자식들에게 설파할 때 우리 애들도 고아라의 마음이었겠구나 싶다. 그래도 다행이다. 딸내미가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으로 용서를 비니 말이다. 내 자식들도 내 나이가 되면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려나 싶다.
이책의 문체적 특징은 정감어린 사투리와 더불어 작가의 어휘 선택과 적확한 언어 구사에 있다. 딱 들어맞는 형용사의 사용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박한우 선생의 '하염없는' 인생과 민중의 말도 안되는 청탁에 '오죽하면' 이라는 형용사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든다. 나에게도 이제는 연로하셔서 '하염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공감되는 표현이었다.
오랜만에 맛깔진 필력을 마주한 반가움을 준 책을 만나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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