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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문 자리엔 ...
  •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황유나
  • 15,120원 (10%840)
  • 2023-01-05
  • : 1,085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내 경계를 지키지 못한 채 무수한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은 말 못 할 아픔으로 하루하루가 힘겹다. 어디에 꺼내놓기도 멋쩍고,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틀어박혀 아파하기에도 어색한 내 마음속 통증을 어떻게 해야 할까.

카드회사, 증권사, 코스매틱회사를 다니며 때로는 2년짜리 비정규직으로 잘리는 아픔을 겪기도 하고, 비정한 팀장으로 인해 밥벌이의 고달픔을 느끼며, 팀장이 된 후 중간관리자의 고충을 겪기도 한다. 옆집 이웃의 자살을 목격한 후 삶과 죽음의 문제를 고찰해보기도 하고, 섬세함을 요구하는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잦은 실수를 저지르는 탓에 자신이 성인 ADHD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하며, 미래가 불안해 점집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지금을 살아가며 겪어봤을 법한 고민과 사건들을 저자는 책에서 솔직하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풀어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왜 나에게’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이제는 안다. 인생은 하나의 커다란 퍼즐이라는 것을. 그래서 파편화된 조각도 내 삶이고 찢긴 조각도 나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좀 더 완벽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손에 움켜쥔 조각 중 어느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 빛나든 그렇지 않든 이제는 상관없다. 다만, 조각 하나하나마다 부여해 온 ‘의미’라는 비장한 척도는 지워야겠다. 사는 게 한결 가벼워지도록. 그렇게 된다면 우리 인생도 축제가 될지 모를 일이다.”

 

누구나 겪을 법한, 아니 누구도 겪어보지 않았을 일들도 여럿 겪었지만 저자는 더 이상 슬픔에 휩싸여 자책만 하는 패배자로 남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에서 가능하지도 않은 엄청난 복수의 활극을 벌이지도 않는다. 당신과 내가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방법으로 억울함을 토로하다 끝내 이 상황이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닌 병과 정의 싸움일지 모른다는 생각에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현실에서 받은 내 상처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 차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상처와 고민들이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나는 꿋꿋이 나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그러니 우리도 내일, 다시 한 번 나를 더 좋아해 보자. 오늘 내가 너무 미웠더라도.

 

달빛처럼 블로그 - https://blog.naver.com/qwerty0205/22296362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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