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오시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78세 할머니 오시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일본소설이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단순한 노년의 삶을 넘어 우리 모두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울림이 있다.
오시 하나는 잡지의 ‘멋쟁이 발견’ 코너에 실릴 만큼 패셔너블한 인물이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그녀의 삶은 남편 이와조와 함께하는 평온한 일상이 전부였다.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편과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은 안정적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무너진다. 남편의 유품에서 발견된 사진 한 장과 유언장은 충격적인 진실을 드러낸다. 숨겨진 가족, 첩과 아들의 존재. 아내로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삶이 한순간에 흔들린다. 독자 역시 그녀와 함께 깊은 배신감과 허망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상실과 배신의 아픔 속에서 오시 하나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 있던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부터는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한 노년 여성의 변화가 아니다. 지금 나는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여전히 누군가의 기대와 틀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지를 되묻게 한다. 『오시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독자에게도 그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남편이 없는 자리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크지만, 오시 하나는 다시 자신만의 멋을 찾아 나선다. 패션을 즐기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노년소설이 담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희망을 보여준다. “내 멋대로 산다”는 말은 고집이 아니라 오랜 세월 끝에 얻은 자유와 해방의 선언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인생의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 묻는다. 『오시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단순히 노년의 삶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누구에게나 찾아올 인생의 전환점에 대한 성찰을 선물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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