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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한 시간
  • 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
  • 김이율
  • 15,120원 (10%840)
  • 2026-05-29
  • : 280

언젠가 TV채널을 돌리던 중, 내가 좋아하는 두 분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바로 '호랑이 교수님' 이호선 교수님과 국민 mc 유재석 씨였다. TV 어느 프로에서 이혼 관련 상담으로 인기가 급부상하신 이호선 교수님은 유재석 씨의 프로그램에 나오셔서 질문에 씩씩하게 답을 하고 계셨다. 그러던 중 40세, 50세에 관해 언급하시는데 그 분의 재치에 빵 터지고야 말았다.

마흔이 되어도 불혹은 커녕 '혹'하고,

오십이 되어도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지혜가 찾아오는 대신 문제가 '지천'이지요.

- 이호선 교수님 ('유키즈' 에서...) -

나 역시 '지천명'을 향해 하루하루 달려가고 있는데, 교수님 말씀대로 정말 문제가 '지천'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심지어 가장 가까운 나와의 관계 뿐 아니라 요즘은 몸도 말썽이다. 자다가 등이 화끈거려 잠을 설치는 것을 시작으로 말로만 듣던 갱년기 증상들이 하나 둘 생겨난다 싶더니 '제2의 사춘기' 아니랄까봐 부쩍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있다. 주위 언니들은 불같이 화가 난다더니 나는 반대로 우울감이 자꾸 찾아온다. 이러다 우울증 오는 건 아닌가 싶어서 걱정하던 차에 '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 사유 100'이라는 책의 부제가 1차적으로 나를 사로잡았고, 책장을 펴다가 눈에 띈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라는 프롤로그의 제목은 한참동안 나를 사유에 잠기게 했다.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무너질 여가가 없다는 말인 것인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고차원적 사고가 가능하다보니 삶이 단단해서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인지 알고 싶기에 서둘러 책을 읽어보았다.



에필로그만 읽어도 와닿는 감동은 제법 묵직했다. 저자의 핵심은 바로 이거였다. 인간은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 즉, 의미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의미'는 생존의 조건이고, 이 '의미'는 저절로 얻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서만, '사유'를 통해서만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철학자, 문학가, 지성가들의 사유 100가지를 한 데 모은 것으로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길 게 없다는 게 묘미라는 것! 게다가 저자는 의미심장한 얘기를 덧붙이고 있다. '눈으로 스치면 기억에 남고, 입으로 읽으면 귀에 남지만, 손으로 적으면 그것은 뼈에 남는다'고. 특히나 남의 문장을 내 손으로 통과시키는 동안 그것은 서서히 내 언어가 된다니 이 어찌 필사 하지 아니하리오!



게다가 늘 읽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펼치지 못하는 고전에서 알짜배기(?) 내용들만 쏙쏙 뽑아서 묶어낸 책이니 필사를 통해 고전도 맛 볼 수 있으니 이런 1석 2조가 또 어디 있으랴! 모두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날 그날 본인의 상태(?)에 맞게 골라서 필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질문을 통해서, 사유를 통해서, 필사를 통해서 나의 '지천명'이 제대로 된 '지천명'이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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