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릴 적 강원도 외갓집에서 살았던터라 구황작물인 옥수수, 감자를 원없이 먹었더랬다. 가마솥 한 가득 옥수수를 삶은 후 뚜껑을 열 때 풍기던 그 달콤구수한 옥수수 냄새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삶아도 그때 그 냄새처럼 나지 않아 무척 아쉽기도 하다. 이처럼 냄새는 우리에게 기억의 한 조각이 되어 추억 속에 고스란히 남는다. 때로는 좋은 기억으로, 때로는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말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인생의 화두가 '후각'과 '행복'이라는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조향사, 국내 및 미국 ARC 아로마테라피스트로서 현재 은혜병원 진료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국내 최초로 '후각행복학' 분야를 정립하였고, 다양한 응용을 위해 활발한 강의 또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후각', '아로마테라피', '에센션오일', '향기로 행복해지는 습관'이다. '후각행복학(olfactory happiology)'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책이어서인지 입문서이자 지침서답게 쉬운 설명으로 되어있어 이해 또한 수월하다. 후각의 진화와 발달을 시작으로 저자는 의학적으로 후각에 대해 접근하며 아울러 감정, 기억, 쾌락이 후각과 어떻게 밀접하게 연과되어 있는지 안내하고 있다.
2부에서는 아로마테라피의 종류 및 아로마테라피 사용 시 주의 사항에 관해 소개하고 있고 3부에서는 에센션오일의 역사, 종류, 효능 및 주의사항이 마치 식물도감을 보듯 상세히 안내되어 있다.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4부 '향기로 행복해지는 습관'이다. 저자는 후각 행복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여러 가지 안내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 숲속의 산림욕을 즐기자
- 커피와 차의 향기에 빠져보자
- 갓 구운 빵 냄새를 즐기자
- 나만의 공간에 향을 입히자
- 향기로운 음악에 취해보자
- 향기로 기분 좋은 운동을 즐기자
- 향기 나는 명상과 요가로 내면의 행복을 느껴보자
책을 읽던 중 당장 구매하고 싶은 디퓨져 향을 찾았다. 책을 보거나 문서 작업을 하는 경우, 집중력을 높이고 정신을 맑게 하며 에너지 증진에 도움이 되는 오일이 있는데 로즈마리, 유칼립투스, 페퍼민트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평소 내가 좋아하는 향이기도 하고 차(tea)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한다. 그게 돈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는 향을 내 가까이에 두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어서 향을 사러(?) 가야겠다. 로즈마리! 유칼립투스! 페퍼민트! 에센션오일로 할 지 디퓨져로 할 지 고민이 된다. 뭐 좋다. 이 또한 행복한 고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