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를 통해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상식을 배운다'는 책의 부제가 무척이나 나를 유혹한다.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인문학'이라는 세 글자가 들어간 책 제목만 봐도 설레기 시작했는데, 영어 단어를 통해 인문학을 배울 수 있다니 어찌 아니 설레겠느냔 말이다.
이 책은 모두 6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인지 주제들이 다소 심도깊다.
- 제1장 : 지지. 눈. 가슴. 이별. 사랑
- 제2장 : 유머. 우울증. 낙관주의. 교육. 어린이
- 제3장 : 진실. 시간. 인생. 상실. 신뢰
- 제4장 : 무지. 신용. 자신감. 선택. 변화
- 제5장 : 미국. 영어. 노예. 실리콘밸리. 자동차
- 제6장 : 정보. 신문. TV. 광고. 혁신
- 제7장 : 리더십. 권위. 민주주의. 정부. 정체성
제목 그대로 인문학과 영어가 만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영어책을 읽는 재미도 느끼고 인문학 책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내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정체성(?)이 혼미해지기도 했지만 영어와 인문학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책을 읽던 중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대목들이 있어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stand by me'노래를 부른 가수는 정작 5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이 노래와 가수를 언급하며 " I'm not sitting here, some little woman standing by my man like Temmy Wynette.(나는 태미 와이넷의 노래처럼 남편 옆에서 내조나 하는 초라한 여자가 아니다)"라고 발끈한 힐러리는 노래 속 주인공처럼 굳건하게 남편 옆을 지
키고 있다.
2) 리무진(limousine)은 원래 프랑스 리무진 지역의 양치기들이 입는 무거운 망토를 가리키는 단어였는데, 바깥 공기에 노출된 채 앉아 있어야 했떤 초기의 운전사들이 이 망토를 걸쳤다고 한다. 이 단어가 운전사에서 차로 점점 옮겨가 1902년에는 '운전석과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고급자동차'를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고 한다.
3) 신문을 나타내는 단어에는 'newspaper'가 있지만, 'gazette'도 있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작은 구리 동전인 gazeta 하나면 신문을 살 수 있었다는 설, 신문이 세상 소식을 전하는 걸 까치의 울음소리에 비유해 까치를 뜻하는 gazza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단순한 영어공부책이 아니라 영어도 익히고 거기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역사적 배경, 재미난 에피소드 등을 함께 알 수 있어서 공부도 재미도 다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싶다.
영어 단어도 익히고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인문학도 접하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읽기 좋을 것 같다. 사실 가끔 어려운 단어가 나와서 순간순간 책을 덮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몇 번의 고비(?)만 넘기면 재미있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많은 독자들의 인문학과 영어 공부의 성공적인 도킹을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