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gardenviolet 2026/08/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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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제롬 K. 제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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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6-07-25
: 80
처음에는 필사할 문장을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읽으면서는 분명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었는데,
막상 한 문장을 골라 옮겨 적으려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은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문장보다는
일상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사랑에 빠지는 일부터 옷차림과 수줍음,
날씨와 동물, 먹고 마시는 일, 돈과 게으름,
성공과 우울함, 그리고 기억에 이르기까지.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데
그 안에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조금은 유머러스한 여유가 있었다.
좋았던 부분은
지나간 시간을 애써 지워내려 하지 않는 마음.
“매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힘든 마음으로 그 삶을 맞이하려 잠시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만 하며,
눈을 뒤로 돌린 채 걷는 것보다는 앞을 바라보며 걷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걸음이 될 것입니다.”
젊음은 지나가고
사랑도 어느 순간 지나가지만
그때의 마음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삶 어딘가에 오래 머문다는 것.
그래서 책을 덮고 나니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라는 제목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살 수는 없어도
그때의 나를 기억하며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필사한 문장처럼,
“매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느라
계속 뒤를 바라보며 걷기보다는
이제는 앞을 바라보며 걸어가야겠다는 생각.
필사단 덕분에
그냥 읽고 지나칠 뻔했던 문장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으며 내 마음에 오래 남길 수 있었다.
달빛 아래서 시를 쓰던 시간은 지나갔을지 몰라도
지금의 삶에도 여전히
천천히 걷고, 바라보고, 기억할 순간들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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