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종료합니다
gardenviolet 2026/07/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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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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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도 휘몰아치게 지나가고 있다.
결코 빠르게 읽을 책이 아닌데,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대신 필사는 천천히 하고 있다.
매일 한 페이지,
하나의 번뇌를 마주하고
부처의 지혜를 따라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는 시간.
...물론 매일은 하지 못한다.
책은 말한다.
"걱정 마.
그 번뇌는 인간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것들이야."
그래서인지 더 위로가 된다.
번뇌를 없애라고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해 주니까.
7월은 유난히 마음이 가라앉는 달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번뇌와 영혼 없이 반복되는 일상.
'요즘의 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페이지도 만났다.
"깨어 있는 사람은 죽지 않지만,
깨어 있지 않은 사람은
비록 살아 있을지라도 죽은 것과 다름없다."
— 법구경
해야 할 일은 해내고 있지만,
마음은 뒤따라오지 못하는 날들이 있다.
또 오래 머물렀던 문장.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아 있다."
깨달았다는 생각조차 내려놓아야 한다.
분노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 자체가
또 하나의 집착이다.
진정한 자유는 자유로워진 '나'마저 남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
"나는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보다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좋은 관계는 나를 지치게 하지 않는다.
서로를 연민하고 존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삶의 무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읽고 쓴다고 해서
번뇌가 모두 사라지지는 않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쓰는 동안만큼은
생각이 느려지고, 마음이 조금은 고요해진다.
#번뇌를종료합니다
제목처럼 번뇌를 완전히 종료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 번뇌를 없애는 필사가 아니라,
번뇌와 조금 더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필사.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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