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gardenviolet의 서재
  • 바다 여인의 선물
  • 데니스 존슨
  • 16,200원 (10%900)
  • 2026-06-17
  • : 4,525
표지만으로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을 책이다.
처음에는 새가 손 위에 앉아 있는 그림인 줄 알았는데,
책을 받아보니 잘린 손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걸 먼저 알았다면
서평단 신청을 망설였을지도 모르겠다.

띠지에는
'삶의 의미를 잃고도 눈을 뜨고 살아가야 하는
생의 형벌 혹은 은총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
라고 적혀 있다.

이 문장처럼 이 책은 다섯 편의 소설을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기억,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조용히 묻는다.

하지만 읽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야기의 흐름이 선명하게 잡히지 않아
여러 번 앞장을 다시 넘겼고,
완독한 지금도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라고
여백을 남겨두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음을 붙잡는 문장들은 분명 있었다.
"이제는 내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으로의 시간보다 지나온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문장이
유난히 오래 머물렀다.
이어지는 '기억은 퇴색한다'는 문장도,
그리고 현실에는 없을 것을 알면서도 끝내
'마법의 실, 마법의 검, 마법의 말'을
찾아 나서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어쩌면 우리도
각자의 작은 희망과 기적을 찾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다.
오히려 읽는 내내 헤매고,
자꾸 멈춰 서게 만드는 책이었다.

끝내 이 작품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읽는 동안 삶을 돌아보게 했고,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몇몇 장면과 문장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쉽지는 않았지만 오래 곱씹게 되는 소설이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