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무엇보다 이런 독특한 철학과 삶에 대한 태도로 살고 있는 저자 박혜윤님이 궁금해졌다. 저자도 30대까지는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들과 비슷한 삶을 추구했었던 것 같다. TV를 틀어보면 ( '나는 자연인이다'를 빼고는) 대부분 비슷한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런 똑같은 삶의 틀에서 벗어나면 낙오되는 것 같고,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나도 그런 평범한 사람으로 지금까지 사회에서 정해준 틀 안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렇지만 삶에 대한 의문은 지속되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가?' '내가 삶에서 더 일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 찰나, 이 책은 내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100만원으로 4인가구가 숲속에서 살 수 있다니! 야생베리를 따먹으면서!
책에서 삶을 일구기 위한 저자의 노력 (일주일에 2일 빵집을 운영하고, 농사를 포기하고 마트를 이용하는.. 등등) 꽤나 현실적이며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저자의 어릴 적 자라온 성장환경도 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어머니의 과도한 사랑으로 커서도 혼자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부모의 잦은 불화에서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과거의 삶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아이도 잘 기르고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어떤 두려움을 십여년 이상 앞서 경험하고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위로가 되었다. 일일이 나열하긴 어렵지만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는 저자보다 아직 어린 내게는 더 많은 감명을 주는 것 같다.
처음에 '숲속의 자본주의자'라는 책 제목을 보고, 월든의 소로처럼 혼자서도 잘 사는 그런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점은 분명했지만 저자는 절대 혼자서는 야생에서 살 수 없고,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저자가 경험한 실제 사례 뿐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의 사례,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서평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저자는 참 열정적인 사람인 것 같다. 자기 삶에 열정적인 사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기자신을 불태우는 그런 열정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정확히 알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낮잠'과 무언가를 하고 그만 둘 '자유'를 사랑하는 이 분. 부럽고 멋있었다.
책을 다 덮고 나서 이제 저자가 한다는 구독서비스에 신청하는 일만 남은 것인가? 통밀을 바로 갈아서 만든다는 빵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아무리 둘러봐도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없다. 큰 재산이나 명성을 노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하루 종일 노력하고 자리에 누워 오늘은 만족스러웠다고 느끼는 사람도 좀처럼 없다. 그러면 이상한 마음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죽도록 열심히 살면서도 ‘어차피 안돼‘라는 은밀한 포기를 하게 된다.
*나도 내 삶의 골수를 맛보고 싶었다. 나만의 의미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 자신의 ‘나다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꽤나 공이 드는 작업이다. 그런 삶의 독특성, 의미, 재미를 주목하고 찾아낼 사람은 우주에 나 한 사람밖에 없다. 섬세하고 주의 깊게, 너그럽게 천천히 들여다봐야만 보인다. 내게 시골은 이런 생각에 마음껏 빠져 있을 만한 넉넉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적은 생활비를 의미했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잘 모르겠다. 그렇게 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