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위 밑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바위에는 조가비들이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찢어진다. 물에 끌려들어간 순간 바위 쪽으로 다시 나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파도가 덮쳐 바위에 몇 번 부딪치면 몸이 걸레처럼 찢겨 죽을수도 있다. 나는 거꾸로 바다 한가운데로 헤엄쳐 나갔다가 낙산사 근처 설악 해수욕장으로 나와 겨우 살아났다.
이렇게 수영을 배우다 보니 나중에는 물 위에 드러누워 잠을잘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수영을 할 때 물속에서 힘을 주면그냥 가라앉는다. 그러나 힘을 완전히 빼면 일부러 뜨려고 하지않아도 저절로 뜬다. 그렇게 떠 있을 때 최소한의 힘을 들여 앞으로 나아가면 힘들이지 않고 오랫동안 수영을 할 수 있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행자 시절에 선배 스님에게 대들었던 일도, 젊은 혈기에 수영을 하다 죽을 뻔한 일도 몸과 마음에 힘이 잔뜩 들어갔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