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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ysment님의 서재
  • 근대철학
  • 앤서니 케니
  • 34,200원 (10%1,900)
  • 2014-01-20
  • : 1,216
내용의 질이나 난이도 면에서는 1, 2권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구성에서는 근대철학의 특성상 논리학 파트가 제외된 대신 정치철학을 다루는 장이 추가되었고, 책 전반에 걸쳐 인식론적 논의맥락이 자주 조성된다. 역자가 근대철학 관련 저술들을 다수 번역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1, 2권에 비해 한국어로서 조금 더 매끄럽게 읽히고 오역이 의심되는 지점도 상대적으로는 현저히 적었다고 느꼈더.

개인적으로 특색있다고 여긴 바는 철학 내적인 영향관계를 드러내보이려는 저자의 시도가 이번 권에서 (자동적으로도 의도적으로도)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당대 철학자들 간에 이뤄졌던 논쟁이나 현재 관점에서 논증적으로 평가할 만한 철학적  접점들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서술 스타일은 1, 2권에서도 분명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서양철학의 태동기로서 활기차고 대담한 시초적 사유들이 약동했던 고대와, 이전 시대에서 물려받은 철학적 유산을 주석 및 갈무리하면서 종교와의 조화를 물색했던 중세에 비해, 분명 근대는 철학자들이 오랜 시대에 걸쳐 쌓여온 성과와 오류를 저울질하면서 이전 철학의 틀과 맥락 자체를 전환시키고자 야심찬 시도를 꾀하는 가운데, 이전 시대보다 더욱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 및 비판하며 각자의 체계를 세워간 시대였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의식하지 못했던 과거와의 연속성이나 서로의 공통기반, 야심찬 기도였음에도 상존했던 맹점으로 인해 벗어나지 못한 근본적인 오류 등도 분명 존재했던 시대이다.
이런 철학사적 특징이 이 책 고유의 구성방식 및 1, 2권에서도 보여준 케니의 의도적 서술 스타일과 시너지를 일으켜 <철학 내적인 영향관계>가 더욱 뚜렷이 드러나는 권이 돠었다고 평가해본다(이런 점에서, 분석철학 전통에서 훈련받은 저자가 이번 권의 머리말에서 헤겔을 언급하며 그의 눈치를 본 건 단순한 수사적 장치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러셀이나 시르베크의 철학사처럼 역사 일반이나 정치, 문화 등 <철학 외적인> 요소와의 영향관계에 역점을 두는 철학사 서적과 분명 차별되는 특성인바, 철학에 조금 숙달해있는 독자 한정으로는 케니의 철학사가 유익하면서도 색다른 선택지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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