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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ysment님의 서재
  • 중세철학
  • 앤서니 케니
  • 35,150원 (5%1,850)
  • 2010-02-20
  • : 838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오컴과 쿠자누스까지의 중세기 철학을 1권과 마찬가지 스타일로 다소 분석철학적인 프리즘을 통해 논증적으로 해설 및 평가한다. 물론 다루는 시기의 특성 상 인식론, 자연학, 윤리학 등 파트의 비중이 컸던 1권에 비해 논리학 및 언어철학, 심리철학, 신존재 증명 및 자연신학 파트의 비중도 크다는 차이점이 눈에 띄기는 한다. 그런데 중세철학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는 다르게 중세기의 철학을 단순히 신학과 신앙의 보조수단이었던 것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1권과 마찬가지로 정합성과 설명력을 도모하는 철학적 논쟁과 논증의 산물로 바라보면서 현대의 사유방식에서도 유의미하게 고찰해볼 만한 사유의 접점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의시킨다. 돌이켜보면 이는 1권과 2권 각각의 원저자 머리말에서도 명시적으로 드러나는데, 1권에서의 케니가 무릇 철학사가라면 역사뿐만 아니라 철학 자체에도 정통해야 하는바 철학의 역사를 재구성하더라도 과거 사유의 유산을 어디까지나 논증으로 바라보고 이를 철학적으로 검토해야 함을 강조하였다면, 2권의 케니는 중세철학이 당시에 다소 공유되었던 지적 전통과 제도권 내에서 익명성을 띠면서 진행된 동시에 계시신학적 논의와도 복잡하게 얽힌 채 진행되었기에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철학적 논증들을 세심하게 가려내어 역시 이를 철학적으로 검토해야 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고대철학이 시간상으로는 우리와 더 멂에도 불구하고 종교라는 요소로 인해 심정적, 철학적으로는 외려 고대철학보다 더 멀고 덜 흥미롭게 느껴졌던 중세철학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른 태도를 갖게 해준 독서였다. 

 다만 (역시 1권과 마찬가지로) 적확한 이해를 방해하거나 독서를 난해하게 만드는바 오역 내지 오식이 의심되는 부분들이 여전히 적잖게 눈에 띈다. 가령 446쪽의 "아벨라르는 이런 추론의 배후에 놓인 원리, 즉 '만일 p라면 그리고 그럴 경우에만 q이다'가 '만일 아마도 p라면 그리고 그럴 경우에만 아마도 q일 것이다'를 함축한다는 원리가 타당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많은 반례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에서, "아마도"는 양상논리의 가능성 연산자 '◇'에 대한 영어표현 'possibly'를 '가능적으로가' 아니라 '아마도'로 번역한 것 같다. 양상논리를 알고 있을 리가 없는 철학 입문자라면 앞뒤 문맥만으로는 이 문장을 이해하기 무척 까다롭거나 불가능할 듯하다. 그러니 아벨라르가 해당 원리에 대한 반례를 통해 신의 전지함과 인간의 자유의지 간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는가 하는 사안도 최종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입문자라면 이렇듯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나 논증구조에서 너무 답답해하거나 좌절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쿨하게 넘어간 뒤, 차후 더 폭넓은 철학서들로 배경지식과 이해의 깊이를 넓힌 뒤 재독해보며 보완하길 바란다. (물론 케니의 철학사가 그런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해얄 사안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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