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적이고 체계적인 철학사는 아니지만 형편없이 피상적이고 조야하지만도 않은 중급 수준의 철학사 입문서 내지 교양서이다. 제목과 컨셉에 걸맞에 주요 철학자들의 생애와 가벼운 일화를 통해 그 사상의 핵심을 학술성을 탈색한 비교적 가벼운 스타일로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질낮은 대중서들마냥 무턱대고 피상적이거나 경박스러운 게 아니라, 나름 진지한 어휘와 문체로 각 사상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핵심을 십분 전달해낸다. 부담없는 교양서로 읽되 나름의 진중함도 기대하는 독자층에게는 장점일 수 있겠는 반면, 아무리 입문서, 교양서라도 체계적인 정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구심점이 없어 산만하다 여겨질 수 있겠으니, 구매소장은 내용 일부를 일별해본 뒤 스스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겠다.
사족. 다루는 철학자들 선정이 약간 편향적이라는 점이 사소한 단점으로 눈에 띈다. 흄을 제외하고는 홉스, 로크, 버클리, 밀 등 영국 경험론 진영 철학자들이 대거 빠져 있는 반면, 비교적 마이너하기에 여타 철학사 교양서들에서는 통상 빠져있는 에크하르트, 쿠자누스, 포이어바흐가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