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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ysment님의 서재
십오년전 여름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때려부시며 엄마아빠 싸우는 소리에 주말 새벽에도 잠을 설치다가 둘 다 지쳐 잠들어 조용해질 늦은 오전 즘이면 숨죽여 거실로 나와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하나 틀어놓은 채 하염없이 맑고 파랗고 투명한 배경으로 하얗게 웃는 구름들 흐르는 창밖 풍경만 벗삼아 헤겔의 역사철학강의나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읽던 여름방학이었다 즐거운 기분이라곤 하냥 없이 외롭고 괴롭고 좆같기만 하던 기억인데 헤겔도 하이데거도 읽은지 몇 년은 좋이 지나 지랄맞은 한파에 살만 에이는 한겨울밤, 왜 문득 추억으로 솟아대는 일인지, 모르다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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