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자는 초월함으로써 지양되지만, 우리는 이 유한자의 피안에서 다시 동일한 유한자를 만난다 이것은 단초를 이루었던 그것에 도달한, 그 자체가 동결되는 완전한 운동이다 유한자가 다시 생산된다 동일한 것이 그에 따라 자신과 일치해 버렸고, 자기의 피안에서 자기만을 재발견한 것이다˝
- 니콜라이 하르트만, 독일 관년론 철학
헤겔이 현대인에게 넘겨준 감정은, 신이 떠나버린 세계에서의 신적인 고독이 전부이다(˝나는 존재한다˝고 발화한 신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신이 자신을 비춰보는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실존이 그 바닷물을 다 마셔버린바 썩고 메말라진 그 세계이다 에덴을 운행하던 그가 아담의 갈비뼈를 눈물로 취했다면, 심지어 그 갈비뼈에서 갈라난 우린 정작 그의 지혜를 한줄기 베어문 그 죄많은 울음을 누구한테 건네줘야 할까 철학적 역사가 참말 이럴진대 니체가 현대인에게 남겨준 감정은, 신의 말씀을 거꾸로 비춰주는 광자의 거울을 깨어 자기 살을 그어보는 경험주의자의 처참한 용기가 전부이다(˝신은 죽었다˝고 발화한 피조물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신도 나도 너도 그 많은 바닷물을 마셔버린 혐의가 없는데도, 그 많은 설사똥과 토사물은 대체 누가 싸질러댔을까
악마의 음부가 자신의 내장과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그것이 울어야 한다 그 울음을 모르기에 이렇게 허다한 논증들이다 울지 않는 종교인은 뭔갈 살해하고, 우는 경험주의자는 돈을 참 잘 번다 둘 다를 제 변두리에 놓고 금 그어둔 미친놈들은 철학책 읽다 혼자 뒤진다 신의 뜻도 아니고 바다의 뜻도 아닌 우리네 도시 별빛이 자주 사무쳐서 나는 역사도 부모도 없이 축축하게 썩어가는 가을밤, 아주 못된 놈일 뿐인데 말만 많이 배운 것이 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