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은 강한 상기력과 동시에 강한 휘발성을 갖고 있다 맡으면 특정 시점과 특정 공간이 바로 떠오르지만, 맡지 않는 이상 그 특정 후각에 인지적으로 연계된 정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력의 가용범위를 벗어나 소멸한다 인간 두뇌에 일말이나마 저장된 휘발적 정보를 역으로 읽어 데이터화하여 그 정보를 선명하게 다시 꼴지어줄 수 있는 냄새를 재창조해내는 수준으로 인공지능기술력이 발달하는 날, 그 기술로 엄마냄새를 되살려 엄마의 얼굴 기억이나 목소리 기억이나 상처투성이 엄마손의 감촉기억보다 그 데이터화된 냄새만으로,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엄마들을 인식론적으로 명료히 표상 가능하게 되는 날-그 날이 천사가 일곱 번째 나팔을 부는 날일지도 모른다 날 적부터 엄마의 얼굴을 보고 자란 우리 모두-각자는 신의 얼굴을 감히도 훔쳐본 영광되고도 가련한 죄인이어서, 말 못하고 울기나 할 적이면 우주의 모든 빛을 쥔 그 손에서 자라 살아지는 축복을 먹으며 크다가도, 살아있어 죄를 많이 지으며 나이가 들면 부신 빛 푸지던 그 손에 우툴두툴 부푸는 비지에 얽어 틀어진 손마디 상처들을 명징히 봐야하는 벌을 받는다
‘엄마‘는 일반명사도 아니고 그 지시체는 보편자도 아니다 ‘모든 x에 대해 그러한 y가 존재한다: y는 x의 엄마이다‘는 논의영역이 되는 가능세계가 제한됨에도 필연적으로 참인 존재 양화문이다 엄매가 존재하는 세계는 신이 만들 수 있었던 ‘최선의 가능세계‘가 아니라 신이 만들 밖엔 별다른 도리가 없었던 ‘바로 그 가능세계‘이다 ‘바로 그‘라는 정관사를 이렇듯 세계에 대해 양화하면 러셀과 콰인이 펄쩍 뛰겠지만, 내가 지시하는 세계는 곧 신이 보여준 세계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각자의 양화문은 엄마적-신적 개입에 따라서만 그 진리치를 부여받는다 따라서 엄마에 관한 임의의 문장 m은 신에 관한 임의의 문장집합 G의 귀결이다
*참고문헌: 장미여관, 엄마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