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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지기의 문화산책
  • 로키산맥 한 달 여행
  • 김춘석
  • 19,800원 (10%1,100)
  • 2025-04-05
  • : 15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책에 수록된 사진이었다. 캐나다 로키는 6월 10일부터 15일간 캐나다 밴프와 재스퍼를 베이스캠프로 주변 국립공원과 호수 트레일을 오가며 장엄한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면,  미국 콜로라도 로키는 그로부터 3개월 후인 9월 19일에 시작하여 덴버와 글렌우드 스프링스를 베이스캠프로 로키산맥의 절경과 눈부시게 펼쳐지는 명소를 담아냈다. 로키산맥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미국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을 가로지르는 4,500㎞의 거대하고 웅장한 산맥이다.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15일간 렌터카를 빌린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온종일 트레일을 걷는 강행군은 아니다. 그날그날 일정에 따라 주변 국립공원과 명소를 오가는 여행이라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여유롭게 일정을 짠 것 같았다.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와 미국을 각각 15일간 여행을 다닌 만큼 비용도 상당히 들었을 것이다. 캘거리 왕복 항공권 예매에 225만 원, 렌터카 차종 변경으로 165만 원이 들었는데 호스텔 숙박과 식비, 주유비, 입장료 등을 생각하면 정말 큰마음을 먹고 가야 한다. 하지만 로키산맥을 캐나다와 미국에서 각각 여행을 다닌 경험은 두 번 다시없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유네스코가 절경으로 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을 비워놓고 두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사진만 봐도 가슴이 벅차고 경이로운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멋진 풍경에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15일간 일정을 꼼꼼하게 세워둔 것을 보면 이 여행을 위해 몇 달간 정보를 알아보고 미리 예약했을 것인가. 말 그대로 여행자의 로망을 실현시킨 여행이다.


그날 있었던 소소한 일들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행이라는 건 이전까지 전혀 가보지 않았던 곳을 탐험하듯 다닐 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간혹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짜릿한 전율도 느끼고 아직 세상은 개척해야 할 미지의 영역이 많다는 걸 깨닫는다. 높다란 나무 위에 단풍이 환상적이었던 아스펜 단풍길과 밴프 곤돌라 전망대 앞 전경, 마룬 벨스와 아스펜 단풍, 침엽수림이 비치는 마룬 호수 등 이런 동화 같은 대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마다 마주하는 풍경을 보며 어떤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할지 궁금하다. 캐나다 밴프에서 본 로키산맥은 웅장하고 깨끗한 느낌이라면 미국 콜로라도에서 본 로키산맥은 다채롭고 깎아지르는 듯한 기암괴석 등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만 '로키산맥의 역사와 문화까지 완벽 가이드'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여행에 대한 정보라고는 지도 한 장에 하루 일정을 숫자별로 표기해둔 것이 전부다. 물론 어느 곳을 방문했는지 화살표를 보고 확인하면 되는데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라리 미국 서부나 캐나다 여행 가이드북을 사서 보는 것이 나을 만큼 정보가 부족하다. 여행에 대한 기록을 가볍게 써나갔기 때문에 작은 판형에 사진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로키산맥을 여행하며 느낀 감정에 대해 전해줄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보다는 에피소드 위주의 사실 전달과 간단한 소감이 전부였다. 누구는 평생 가보지 못할 곳을 30일간 여행 다닌 것치고는 소소하거나 사소하게 느낄법한 얘기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수록된 사진만큼은 로키산맥을 잘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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