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같은 동아시아권 나라지만 일본은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섬나라였다. 고립된 환경에서 오랫동안 봉건 제도의 지배 아래 적자생존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들만이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 존재한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서 드러나는 일본인만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었고 다르다는 거리감이 들었다. 몇몇 애니메이션은 좋지만 흔히 왜색이 짙게 드러나는 일본 고유의 전통과 신화가 드러날 때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일본인은 누군가에게 정중하게 부탁하거나 사과할 때 반드시 90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해 개인 영역을 잘 내어주지 않는다. 교토 사람과 오사카 사람이 말하는 방식이 다른 것을 보면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 같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라도 일본 문화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물론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거니와 현지인들과 자주 부딪히며 익혀야 겨우 알 정도니까 말이다.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추켜세우는 건 경계한다. 일본이 방제 분야에 앞설 수밖에 없는 건 자연재해가 워낙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여서 그런 건 아니다. 아직도 전자 시스템보다는 아날로그로 행정을 처리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이 책은 몇몇 저자가 쓴 것이 아니라 일본과 관계있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기고를 받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라 글마다 편차가 심하다. 이번 다섯 번째 이야기는 '한국과 일본의 민간 교류를 통한 공감과 이해'라는 주제로 일본 문화를 경험한 여러 저자들의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일본인과 비즈니스로 교류하거나 여행할 때 그들만의 예절과 문화에 대해 미리 알고 가면 실례하거나 무례를 범할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와 다른 일본만의 고유한 문화를 알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훑어보듯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깊게 파고들었다기보단 저자마다의 생각과 경험담이기 때문에 미리 간접 체험을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워낙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저자들의 글을 모아서 책을 엮다 보니 책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오타가 많이 발견된다거나 일본식 표현으로 어색하게 쓴 문장과 사실 관계가 다르게 적힌 부분은 최소한 재고를 거치지 않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일본 문화를 이해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5권까지 나왔는데 전체적으로 들쑥날쑥 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