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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y202님의 서재
  •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 윤은주
  • 10,800원 (10%600)
  • 2025-04-21
  • : 350
#도서협찬. 한나 아렌트가 필요없는 사회 by윤은주

~2025년에 한나 아렌트를 다시 논하게 된다는 것은 시대의 비극이다.

한나 아렌트는 2차대전 후, 유대인 홀로코스트 전범재판을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이라는 책을 썼다. 아이히만을 보면서 그녀는 '악의 평범성' 을 논했었다.
'악의 평범성' 은 악이라고 하여 눈에 띄는 악인이 아니라 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며 개인의 도덕적 결핍이 아닌 사회구조적 환경이 악을 만들고, 이 상황을 비판적 의식없이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에 다시 한나 아렌트가 필요해졌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함께 끝났다고 생각했던 전체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얼굴만 달리한 채 존재하고 있었다.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하는 자가 민주주의 시스템에 의해 권력을 견제받을 때, 권력자는 군사력과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견제의 힘을 깨고 독재하고 싶어한다.
민주화 운동 이후, 민주주의 상황에 익숙했던 시민들은 크게 당황했고 모두 달려나가 저지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여파는 큰 상태다.

이 책에서는 그날의 상황과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치철학을 통해 살펴보고, 한나 아렌트가 말한 내용과도 비교한다.
전체주의는 전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독재권력이기에 이 안에 인간은 없다. 그러나 진정한 권력은 힘과 폭력이 아니라 말과 설득에서 나오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합의에 이르길 원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인간 중심의 정치체계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12월의 그날 이후, 우리는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예루살렘 전범 재판에서의 아이히만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유대인 업무를 하며 그들을 이송하고 최종해결의 실무까지 담당했던 아이히만은 자신이 한 일을 죄라고 하지 않았다. 독일제국이 승전했다면 훈장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기 임무를 잘 처리한 성실한 공무원이자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라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나 결과보다 자기에게 미칠 영향력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입신양명하고 싶어 했다.

지금 우리가 우리나라의 법정에서 수많은 아이히만들을 보고 있다.
그들은 지시에 따랐다고 하거나, 자신의 일을 숨기며 축소하고, 일말의 죄의식 없이 당당하다. 그들의 마음속에도 성공했다면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누렸을텐데 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을테다.
그러나 똑같이 명령을 수행하는 입장이었지만 스스로 옳고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한 용감한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2025년 대한민국의 아이히만들이 애써 죄를 부정한다고 해서 그들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히만처럼 더더욱 긴 시간 역사에 남아 기록될 뿐이다.

국가는 권력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국민은 사적 이익을 취하는 개인이 아니라 공적이익을 위해 연대해야 하는 공동체이다.
이제 다시는 '한나 아렌트' 를 떠올리며 그녀의 철학을 언급할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의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도록 2차대전 후, 사건수습처럼 완벽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한나 아렌트가 필요없는 사회' 가 되기를 바란다.

@sechang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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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창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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