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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y202님의 서재
  • 물리학이 잃어버린 여성
  • 마거릿 워트하임
  • 19,800원 (10%1,100)
  • 2024-12-10
  • : 1,165
얼마전 '히든 피겨스' 라는 영화를 봤었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우주탐험 경쟁을 벌일 때 NASA에서 근무하던 여성 과학자와 수학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 명의 주인공은 여성인데다 흑인이었으니 완전한 아웃사이더였으며,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어도 인정받기는 커녕 실력을 보일 기회조차 없었다.

과학계에 여성의 수가 적고,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모든 일이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역사와 종교가 여성에 대해 가진 편견과 선입견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이 실제로는 비이성적 신념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면?

많은 이들이 종교가 가진 잘못된 지식, 예를 들면 '지구가 네모라던가, 태양이 지구를 돈다' 같은 지식을 깨며 종교에 대항한 것이 과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초기의 과학, 천문학이나 물리학은 신에 대한 위대함과 숭고함을 알기 위해 시작되었다. 어찌보면 신학의 한 형태였다.
과학을 공부하다보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신비롭고 놀랍다는 생각이 드는 데, 바로 이런 신이 만든 세계에 대해 경외심을 더 키운 것이 과학이었다. 물론, 종교가 절대적이었던 중세의 시대상황도 그런 분위기에 한 몫했다.

피타고라스, 코페르니쿠스, 뉴턴 처럼 지금까지 천재 과학자라고 추앙받는 이들도 처음에는 신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과학을 탐구했다.
저자는 이런 남성 과학자들을 종교의 사제로 비유한다.
과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남성 과학자들이 종교의 시선으로 여성을 보는 성향은 오랜시간 지속되었고 지속중이다.

'감성' 이 강한 여성은 과학, 수학에 맞지않는 종족으로 여겨지며 그녀들의 능력과 무관하게 학회에서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여성 자체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 과학자가 나올 토양자체가 없었다는 합리적인 분석따위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그저 여성은 과학에 어울리지 않는 성별로 치부당했다.

과학과 수학이라는 순수 학문에 까지, '수학적 남성', '수학적 여성' 으로 나누며 젠더를 이분법적으로 굳이 나누어야 하는 걸까? 이런 이분법은 능력있는 여성이나 성소수자들의 재능을 억압하고 한계를 그어버리는 행동이다.
수학분야에서도 부족하지만 물리학은 더 심하다. 시대가 바뀌어 교육여건이 좋아졌음에도 현대 미국에서 조차 여성 물리학 정교수는 고작 3프로 뿐이다.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은 마리 퀴리는 끝끝내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가입을 허락받지 못했을 만큼, 여성 과학자들에게 허들은 높았다.
마리 퀴리가 이 정도로 홀대 받는 세상에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과학, 수학에서 여성에 대해 가지는 편견과 선입견을 세상으로 끄집어냈다.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아주 합리적인 학문으로 계속 평가받았겠지만 실상이 이렇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이다.
그래야 '단지, 여성이거나 또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자 얻지 못하고 포기하는 이들이 적어질테고, 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세상도 진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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