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했다는 문구에 바로 눈이 갔던 <미키7>. 다른 행성을 개척 및 탐사하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이다.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인 '미키'는 행성지 개척 임무에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책에 지원을 한다. '익스펜더블'이란 쉽게 말해 끊임없이 죽었다 살아나며 자기 자신을 복제해야 하는 복제 인간이다. 행성지 개척지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한 업무나 실험을 도맡아 하고, 그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미리 저장해놓은 데이터를 통해 다시 복제가 되는 역할이다. 사실상 실험용 쥐와 같은 신세이다.
여러 번의 실험과 위험 인무를 통해 그는 미키에서 미키2, 3, 4가 되어가고... 그렇게 미키7이 된다. 미키 7는 도입부부터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는데, 예측과 달리(?!) 살아남게 되며 이미 복제되어 나와있는 미키8과 중복이 되고 만다. 복제 인간의 중복을 심각한 문제로 삼고 있는 배경에서 미키7과 8은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는데......
가독성이 좋았고, 중반부까지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을 기대한 입장에서 후반부는 조금 지루했다. 개척지 내 토착 동물인 크리퍼와의 이야기가 좀 더 등장할 줄 알았는데, 떡밥이 제대로 회수가 안 된 느낌. 후반부나 결말의 마무리도 아쉽고...1권의 불량에 다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차라리 이 세계관으로 시리즈물이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어리석으면서도 때론 위험한지... <미키7>이 던지는 화두들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특히 '복제된 나 또한 진짜 나인가'라는 주제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자주 생각하며 떠올리는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진짜 나'에 집착하는지 참......
* 황금가지에서 제공받은 도서이나, 솔직한 감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