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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홍님의 서재
  • 부서진 여름
  • 이정명
  • 13,050원 (10%720)
  • 2021-05-05
  • : 1,481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의 화원>의 원작 소설을 쓴 이정명 작가의 신작 <부서진 여름>. 두 작품 모두 책은 물론이거니와 드라마도 본 적이 없지만, 그 명성은 익히 들은지라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몰입도가 높은 추리 소설이라는 설명 덕에 더욱. 


<부서진 여름>은 돈과 명예를 모두 쥐고 있는, 성공한 화가 한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인구 30만이 안 되는 이산시의 자랑거리다. 초반에 묘사가 된 부분을 보면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나중에 꼭 저 사람처럼 돼라’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아내는 자신의 비서 역할을 자처하며 작품 활동 이외의 모든 일들을 처리한다. 그야말로 완벽한 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조는 역대 최고 낙찰 금액을 받고 아내와 소소하게 자축 파티를 한다. 이 행복이 영원할 것만 같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이 이야기는 그 행복이 깨지며 본격적으로 진행이 된다. 한조의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화차>같이, 사라진 아내의 비밀을 밝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아내는 의도적으로 한조를 떠난 것이 맞았고, 그 일은 그를 26년 전의 한 살인 사건으로 데려간다. 한조가 사랑했던 여고생, 지수의 죽음. 


이야기는 26년 전의 그 사건을 훑으며, 독자를 혼돈의 카오스로 빠트린다. 사건의 전말이, 범인이 궁금해 계속해서 책장이 넘어가고… 이해할 수 없었던, 한조의 아내에 대한 비밀도 서서히 드러난다.


‘몰입도가 높은 추리 소설’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한 번 든 책을 놓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조금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도, 어디서 몇 번은 읽어본 듯한 이야기인 것도 사실이다. 결국 밝혀진 진실은 허무하고, 복수의 이유나 방법도 다소 허술하게 느껴진다.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자세하게 쓸 순 없지만 앞뒤가 안 맞는 구석도 있었다. 다소 찝찝한 결말… 


누군가의 거짓말이, 한 마디가, 오해가, 걷잡을 수 없이 큰 사건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만들어 낸다. <부서진 여름>은 그러한 사건을 섬세한 묘사와 문체로 다루고 있다. 특히 사랑, 증오, 그 외의 복잡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해 더욱 처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 그들이 그토록 오래 침묵을 지켜온 이유는 서로를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진실은 덮어둔다고 사라지지 않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토록 오래 침묵의 내부에서 자라난 거짓이 그들을 파멸시킬 거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밀려왔다. ⌟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지원을 받았으나, 솔직한 감상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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