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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홍님의 서재
  • 뭐든 다 배달합니다
  • 김하영
  • 12,600원 (10%700)
  • 2020-11-26
  • : 794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배달 기사가 인터뷰한 것을 보게 되었다. 흘리듯 보았는데, 배달이 늘어 배달 기사가 떼돈 번다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는 요지였다. 


코로나로 인해 외식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래도 배달의 민족이었던 우리나라는 이제 정말 배달하지 않는 가게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배달이 작년 대비 90%가량 늘었다는 이야길 들으며 나 역시 ‘배달 기사들은 돈 많이 벌겠네...’라고 언뜻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뭐든 다 배달합니다>이지만 배달업만을 다루고 있진 않다. 쿠팡 피커맨, 배민 커넥트, 카카오 대리기사 등의 플랫폼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직접 200일간의 기간 동안 해동 업종에서 근무를 했고, 그러면서 알게 된 정보나 경험담이 담겨있다. 


해당 업종들은 한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전면으로 내세워, 젊은이들은 물론 나이가 드신 분들도 많이 찾는 일자리라고 한다. 하지만 결국 비정규직, 최저 시급 또는 그보다도 적은 급여를 받게 되고 그 어떤 제도도 보호해 주지 않는 일자리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책의 3/4 가량은 저자가 쿠팡, 배민, 카카오에서 플랫폼 노동자로 근무했던 수기가 적혀있으며 마지막 1/4 가량은 우리나라의 특수 노동자, 비정규직의 현실과 부의 불균형을 꼬집고 있다. 


플랫폼 노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가볍게 읽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다. ‘어떤 일을 하지?’라는 단순한 질문에 답변이 될 수 있다.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길 원했던 입장에선 많이 아쉬웠다. 세 업종에서 총 일한 일수가 200일이니... 어떤 직업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하기엔 짧은 기간이다. 저자의 수기는 굳이 일해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 수준이었다. 실제 관련 업종에 오래 종사한 이들에게 들은 이야기와 다른 부분도 많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꼬집은, ‘산업만 있고 사회는 없는’ 현주소에 관해서는 공감한다. 계속해서 산업은 발전하고 일자리는 변화하는데... 모든 책임과 부담을 개인이 다 짊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감상을 적었습니다 :)

그런데 울고 싶은 건 영세 자영업자뿐만이 아니다. 편의점 사장님들은 모여서 시위라도 하지만, 최저임금 받는 408만 명 노동자들이 모여서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지키라"라고 시위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나. 편의점 알바들이 "교통비와 식대를 보장하라"며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있나. 내가 쿠팡에서 일을 하다 너무 힘들어 "시급 1만 원은 받아야겠다"고 주장하면 받아줄까? 하루마다 새로 계약하는 내게 쿠팡은 그저 "죄송합니다. 공정 모집이 마감됐습니다"라고 문자 한 통 보내면 그만이다. 나는 쿠팡에 얼씬도 할 수 없다.- P41
새로 생겨나는 좋은 일자리들은 진입장벽이 높고 점점 그 수가 적어지고 있다. 대신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업무 일자리가 늘어난다. 그 결과가 지금의 불평등이다. 21세기 불평등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인적 자본의 양극화다. - P226
어느 정책이든 완벽할 수도 100%를 만족시킬 수도 없다. 1보 전진을 위해서는 반 보 후퇴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항상 1%의 프리라이더, 블랙컨슈머, 좀도둑이 생기는 꼴은 못 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99%를 포기한다.-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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