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읽는 것이 좋음을 넘어 행복한 시간이 된 것은 아마도 중학교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중고책방도 이용하고 용돈을 모아 서점에서 정말 좋아하는 책을 사기도 했지만 많은 시간은 도서관을 이용했던 것 같다. 책을 가장 많이 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 말이다.
읽는 행위 속에서, 작품의 이야기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던 시절이라 독서를 하고 이걸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을 하진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독서는 좋지만 모임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성향에 맞지 않아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이런 독서모임을 소재로 한 책은 이상하게 궁금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기도 하고 어떻게 진행되나 궁금하기도 한 마음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은데 이번에 만나 본 책 『읽고 읽고 말하다』는 독서모임을 소재로 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경우일 것이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참여하는 사람을 제한하기 위해 동호회 같은 모음도 연령을 제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경우에는 최고령 나이 92세, 최연소 나이 78세의 비범한 독서 모임이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평균 나이 85세의 이런 독서 모임은 굉장히 궁금해진다. 근 한 세기를 살아 온 분이 멤버인 책 읽는 모임이라니... 초고령 독서 모임이니 어떤 활동을 할까 싶은데 꽤나 디테일하고 부지런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이 독서모임의 20주년을 담아낸 소설인 이 작품은 야스다라는 인물을 통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사실 야스다의 경우 평균 나이의 3분의 1 정도의 나이로 젊다 못해 어린 축에 속할 만하고 직업도 소설가이면서도 카페 점장이지만 지금은 슬럼프에 빠져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연한 기회에 이 초고령 독서 모임에 들어 왔다가 졸지에 직책도 맡고 모임의 20주년 기념 행사까지 챙겨야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아내고 있다.
나이가 든 사람과 소통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작품 역시 그런 모습을 초반에 그려낸다. 나이가 들면 행동도 말도 느려지고 대화 역시 매끄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인데 야스다 역시 이런 상황이 초반에는 어색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낯설어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책과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오가는 가운데 달라짐을 경험한다.
그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소소한 모임이 아니기에, 그속엔 괜히 시간이 지나서 먹은 나이 든 어른들의 모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속엔 그 살마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잔잔한 분위기 속 뭔가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독서 모임 버전 같은 느낌으로 영화화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