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이제는 팬데믹이라는 말도 그럴 때가 있었지 싶은 순간이 되어버린, 그러나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싶을 정도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일상에서 마주했던 순간들이 바로 코로나 팬데믹 때였을 것이다.
이 당시 가장 화제였던 문학작품을 고르자면 단연코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였던 『페스트』일 것이다. 작품 속에서 페스트가 발생하고 감염병이 확산되고 그것이 도시 전체를 죽음의 도가니 속에 빠지게 만드는 과정은 놀랍게도 21세기의 지구촌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인데 그런 작품을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로 다시 만나보았다.

이 작품의 특징은 컬러 명화가 수록되어 있고 무삭제 완역본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데 죽음과 관련한 명화의 수록은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인다.
작품 속 대재앙의 시작은 항구 도시 오앙이다. 지극히 평화로운 나날들이 그려지는 가운데 어느 날 피를 흘리면서 죽은 쥐들이 발견된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은 더욱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너무나 현실적인 신종 전염병의 발생과 진행 과정, 그속에서 보이는 무지 속 사람들의 공포심이 표현되어 있어 놀라울 정도이다. 그래서 더욱 그 모습이 인간적이다.
페스트가 확산되면서 도시가 봉쇄되고 아무런 대책이 없는 갑작스런 격리 사람들이 느꼈을 충격과 공포는 페스트라는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보다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가진 역량으로, 각자의 방식대로 그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는데 우리가 팬데믹으로 고생하던 시절 묵묵히 현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고생했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떠오르기도 했다.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꿈꾸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일을 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꿈꾸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시대가 흘러도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비극적인 문제 속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그들 각자의 문제해결 방식을 만나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는 작품이기에 시간이 흘러도 『페스트』는 고전명작으로 불릴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