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가입을 하지 않아서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가 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뒤늦게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SF소설 『삼체』의 경우에는 처음 우리나라에 도서로 출간된지가 제법 되었지만 드라마로 제작된 줄은 모르고 있다가 역시나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 1과 삼체 원작 소설을 모두 본 사람들은 둘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분명 있을것 같은데 총 3권에 걸친 삼체 시리즈에서는 각 권마다 주인공이 다 다르지만 드라마에서는 원작에서 여러 권에 나눠서 등장했던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선 많이 다른 것 같다. 특히 원작소설이 각기 다른 주인공을 권마다 등장시킨 것에 반해 한 시대에 여러 인물을 집중시켜서 몰입감을 더하는 구성을 취한다는 점이 아무래도 드라마의 전개에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작품의 배경도 원작은 중국이지만 드라마는 영국이라고 하는데 그외에도 드라마가 모두 담지 못하는 삼체라는 세계관이라든가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적 메시지, 시대적 배경에서 오는 기술적 설명 역시 원작이 훨씬 디테일하다고 하니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은 원작을 제대로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참고로 드라마는 1권 내용이 주를 이루며 이후 2, 3권의 이야기가 다음 시즌에서 제작된다고 하니 방영을 앞두고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SF소설들을 보면 그 상상력에 놀랄 때가 많다. 어떻게 이런 상상 속 세상을 글로 구현했을까 싶은데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츄츠신은 이 작품을 통해서 무려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시작해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 인류가 외계 문명과 충돌을 하고 결국은 대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시간적 간극이 상당하지만 어떤 면에서 그 중간 즈음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지금의 우리들이 볼때 우주 탐사 이후 인류 앞에 어떤 일이 닥칠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황이 아예 불가능할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400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 우주에 삼체인이 도착하고 그들로 인해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게 되지만 삼체인들로 인해 지구와 지구인들은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도 힘든 상황이기에 최후의 수단으로서 지구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고 그 와중에 지구를 지키는 또다른 방법으로써 동면에 빠지게 하는 면벽 프로젝트까지 시행된다.
그렇게 삼체인들로 인해 위기 속 시간이 흘러 면벽자들이 깨어나고 지구는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는데 삼체와의 대결에 기인한 것으로 지구를 넘어 우주의 다른 행성에 대한 상황들까지 정말 작가의 우주관과 삼체의 세계관은 어디까지인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면벽이라는 설정은 여러 SF소설에서 언급되는 장치일 수도 있지만 인류가 삼체인들과의 대치, 대결,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생존의 위협을 겪고 그 와중에 이에 대적할만한 기술적 장치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우주의 무한한 공간 속에서 지구라는 안전장치 속에 얼마나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세 권의 작품에 광활하게 펼쳐진다. 이토록 많은 상상력의 산물들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는지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싶고 이걸 영상화한 드라마는 또 어떨지, 비록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큰 테두리 안에서는 비슷할 것이기에 아마도 원작소설을 읽은 분들이라면 왠지 드라마가 더욱 궁금해질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