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은 정치인들과는 다를 줄 았았던 신인 안철수는 다른 이들과 아주 똑같은 행보를 보였고, 나는 크게 실망을 했다. (잠깐 도망가는건가 생각이 들게 했던) 그가 한국을 떠나있던 시간동안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고 돌아오길 희망했다.
그를 지지하는 것의 여부를 떠나 정치권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가진 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그들은 늘 같은 말을 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으니까. (몇 가지를 써놓고 그 때의 상황에 맞는 것을 골라서 읽는 것 같다) 심지어 이전에 했던 말과 정반대의 말도 하니, 이를 보면 신념을 떠나 ‘생각’도 없어 보인다. 이들이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정책을 만든다니, 큰 걱정이 된다.
그의 공부가 쓸 데 없는 해외에서의 시간 보내기가 아니길 바랐다. 사실,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기대하지 않았다. 때 마침 만난 책이 이 것이다. 그가 쓴 이야기를 직접 읽고 싶었다.
안철수도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경험이 많고 본인의 분야에서 뛰어난 권위자들을 씽크탱크로, 그들이 해 주는 이야기를 본인의 무기로 삼는 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것을 기억할테니까. 그 것을 어떻게 체화시켜서 우리에게 풀어낼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이다. (제발 얼마 뒤에 딴 소리 하지 않길 바란다)
그가 제시할 미래의 청사진이 우리가 기다리던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우리나라에 모두 적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 여겨진다.
아쉬웠던 것은 (가볍게 말하는 소회일 수도 있겠지만) @@가 좋았다. 우리나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1차적인 이야기들, 잘 읽어내려가고 있다가 마주친 어린이들의 그림일기의 ‘참 재미있었다’를 읽은 느낌에 어이가 없었던 것.
다른 나라의 이러한 점이 좋으니 우리도 이식하자, 라는 내용으로 끝나지 않아서 좋다. 그런 고민은 안철수가 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가 만들어내는 ‘바람’을 기다리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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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