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어른이 돼가는 젊은 남자와 유부녀의 사랑이를 담은 도쿄 타워.
감성 화법의 일인자 에쿠니 가오리의 명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 바로 '도쿄 타워'인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인 토오루와 코우지. 그들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연상의 여자를 사귑니다.
신중하고 오로지 한 여자만 아는 토오루와 활동적이고 많은 여자들을 사귀는 코우지. 친구지만 두 사람은 생활방식을 비롯해 사랑 방식도 완전히 다른데요.
토오루는 사귀는 단 한 명의 여자 시후미에게 완전히 몰입합니다. 그녀가 가정이 있건 남편이 있건 그에겐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단지 그녀의 지난 시간을 어찌해 볼 수 없음에 분해할 뿐입니다.
시후미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를 강조합니다. 함께 사는 것은 남편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은 토오루라며 함께 살아가고 있기에 행복하다 합니다.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해."
이 얼마나 이기적인 말입니까? 그럼에도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 버린 토오루는 그 말에 행복감을 느끼며 기뻐합니다.
토오루와 다르게 코우지에게 연상의 여자란 어쩌면 편하게 만나 사랑을 나누고 언젠가 헤어질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우지는 유부녀인 키미코와의 관계를 쉽게 깨지 못합니다. 그녀와의 관계는 너무 열정적이었고 늪처럼 그를 계속해서 끌고 들어갔습니다.
연애 선수인 것 같던 코우지는 결국 모든 것에 실패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저질렀던 과거의 일로 힘들어하기도 하고요.
토오루와 코우지. 아직 충분히 어른이 되지 않은 그들에게 사랑은 무엇이었을까요?
정말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빠지는 거라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빠져든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빠져드는 거야.'
15년 만에 표지를 바꿔서 나온 도쿄 타워.
15년 전에 쓴 책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아직도 그 감성은 심장을 울립니다.
정상적이지 못한 관계의 만남이지만 그것마저 아름다운 사랑으로 보이게 큼 만드는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 화법.
비록 현실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사랑이지만 책 속에서만큼은 그들의 감정에 푹 빠지게 된 마력이 있는 책 '도쿄 타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