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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국대학의 조센징
  • 정종현
  • 18,000원 (10%1,000)
  • 2019-06-24
  • : 1,708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연일 뜨겁다.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는 일본산 제품의 불매와 더불어 대체 가능한 상품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고,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는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 시민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은 촛불혁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민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시점에 ‘제국대학의 조센징’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주의를 끌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제국대학에 유학한 조선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부제에 나타난 것처럼 대한민국 엘리트의 기원인 동시에 해방 이후 대한민국 관료조직의 상층부를 차지한 고급 관료들이다.

책은 동경제국대학으로 대표되는 일본 제국대학(동경제국대학 포함 총 9개 제국대학)의 탄생 배경과 일본 제국대학에 유학한 조선인이 어떤 사람들이며, 졸업 후 식민지 조선에서 어떤 일을 하였는지, 그리고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모든 부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남겼는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일본 제국대학에 유학한 조선인의 숫자는 1,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제국대학 출신자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반사적으로 친일파가 떠오른다. 당연하게도 식민지 조선에는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았다. 제국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들은 거의 대부분 조선총독부 관할의 관료조직에 들어가거나 관립교육기관의 교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결국 제국-식민지 체제를 공고하게 하는데 일정 정도 부역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현실적인 이유가 이들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물론 정반대의 길을 간 사람도 많다. 영화 ‘동주’에도 나온 윤동주의 사촌 송몽규나 사회주의 운동으로 옥사한 박영출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초의 제국대학 여성 유학생인 신의경과 그 외의 여성 유학생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식민지 시기와 관련된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명쾌해지기보다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근에 읽은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한일회담편’이나 이 책 ‘제국대학의 조센징’처럼 예민한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이것이 현재의 한일관계와 서로 얽히게 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무엇이든 선악의 이분법이 가장 쉽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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