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가장 큰 욕망이었다.
국가대표팀이든 프로기사 개인이든 마찬가지였다. 멋진 바둑을 둔다든가, 아름다운 바둑을 둔다든가, ‘인간의 바둑을 두는 것은 이기고 난 뒤에 고민할 일이었다. 여러 프로기사가 ‘인간의 바둑‘ 혹은 바둑의 예술성을 묻는 내게 ‘그런 고민을 할 겨를이 없었다.
먼저 살아남아야 했다‘라고 고백했다.
오정아 5단은 그런 바둑계의 분위기를 설명하며 ‘그냥‘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이제는 AI 수법이 그냥 너무 바둑계에 스며들어서, 사실 이미 다 당연하게 그냥 두고 있어서 그런 고찰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 그런 고민 하지 않아요. 그냥 ‘더 공부해야지, 더 나아져야지‘ 다 지금 그렇게 가고 있어요. AI에 대해서는 그냥 그 존재를 인정했고, 얼마만큼 내가 AI를 따라 둬서 수준이 높아질 것인가 하는 생각이죠.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차피 경쟁은 사람이랑 하니까요. 그냥 ‘내가 AI를 더 습득해서, 더 발전해서 저 사람을 이겨야되겠다‘ 뭐 이런 식이죠. AI에 대해서는 그 엄청난 경지를 봤기 때문에 그거는 그냥 받아들였고요."-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