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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우트 기호속에서
  • 풋내기들
  • 레이먼드 카버
  • 15,750원 (10%870)
  • 2015-03-05
  • : 1,453
카버를 미니멀리즘의 대가라고 하는데, 사실 카버는 그렇게까지 미니멀 하지 않았다? 읽다보면 허리 부분에서 뚝 끊기는 특유의 느낌은 확연히 약해졌고, 그러다보니 제한된 상황에서 몇몇 인물의 대화나 회상만으로 이끌어가는 카버식의 장면에서는 간혹 지루함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굳이 지금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싶게 주변 사물들을 하나하나 지시하는 방식에서와 같이.

불행으로 점철된 책 같다.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미세한 균열들. 파국으로 치닫을 것을 알면서도 굳이 그 끝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야 마는 인물들. 넘치기 직전의 수면이 만들어내는 일시적인 긴장감. 안간힘으로 버티는 가득찬 물그릇을 여지없이 엎어버리고 마는 우연들. 삶의 필연적인 불행들. 그러나 간혹 마른 나무껍질 같이 곪고 아문 흉터 자국을 비추는 저 창백한 햇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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